만성위축성위염·장상피화생 증상, 담적병 치료 고려해봐야
평소 위장이 약해 자주 체하는 A씨(51세, 남)는 직장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해왔다. 그런데 최근 검사에서 만성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을 진단받고, 이로 인해 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
장기간 지속된 위염은 점차 만성화되면서 위 점막이 얇아지는 위축성위염(萎縮性胃炎)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위 점막의 염증 부위가 위축되고 변성되면서 점차 얇아지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만성 위축성 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최근 10년간 약 2배 증가해 2023년에는 31만 2,055명에 달했다.
위축성위염의 가장 큰 문제는 자각 증상이 미미하거나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많은 환자가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여기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위축성위염이 방치되면 더욱 진행되어장상피화생(腸上皮化生)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의 분비선이 소실되고, 손상된 점막 세포가 제대로 재생되지 못하면서 기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위 점막은 원래의 선홍빛을 잃고 회백색으로 변하며, 소형 돌기가 발생하는 등의 변화를 보인다. 이는 위 점막의 세포가 장 상피세포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다.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은 "장상피화생은 선종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위암 발병 확률이 일반인보다 10배 이상 높아질 수 있어 '위암의 씨앗'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현대의학에서는 주로 내시경 추적관찰을 권장할 뿐,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많은 환자가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만성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을 담적병(痰積病)의 범주로 보고 적극적으로 치료한다.“고 설명한다.
위장이 약한 체질, 불규칙한 식습관, 과음, 과도한 스트레스, 만성피로 등은 위장의 면역 기능을 저하시켜 소화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때 음식물 찌꺼기에서 생성된 독소가 위 점막과 외부 근육층 사이에 축적되는데, 이를 담적(痰積)이라고 하며, 담적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군을 담적병(담적증, 담적증후군)이라고 한다.
담적이 발생하면 위장 연동운동과 소화 기능이 저하되어 만성 소화불량, 잦은 체기, 트림, 복통, 변비, 설사, 위경련 등의 위장 증상이 나타난다. 더 나아가 위 점막 내부의 림프관과 모세혈관을 통해 담적 독소가 전신으로 확산되면 두통, 어지럼증, 만성피로, 수족냉증, 불면증, 생리통 등의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담적병의 치료하기 위해 경락기능검사, 병력청취, 복진, 맥진 등을 통해 환자의 체질과 증상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이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한약을 처방하는데, 한약은 담적으로 인해 응고된 위장벽을 풀어주고, 위장 기능을 회복하며 손상된 점막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또한 온열치료, 침 치료, 한약재 추출물로 만든 약침 치료 등을 병행하여 담적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 내 담적이 생성되지 않도록 돕는다. 이는 위장과 전신의 경락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위장 건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만성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이라는 진단에 너무 겁을 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속적인 소화불량 증상이 있다면 이를 단순한 문제로 여기지 말고, 한의원에서 담적병(담적증) 여부를 진단받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ㆍ글.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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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3-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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