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3월 09일 14시37분
[사설] 준공 후 미분양, 대책 세워야
익산 한 아파트 임대 전환 논란파격적인 세금 혜택 절실
최근들어 입주한 익산시 남중동‘광신프로그래스 더센트로’아파트가 시끌시끌하다. 시행사가 541세대 중 미분양 208세대를 임대로 모집, 분양 입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시행사는 분양 당시 3억,6000만원이던 아파트를 보증금 9,900만원에 월세 10만원으로 임대, 사실상 ‘반값 아파트’로 공급하고 있다. 이에 비상대책위원회는“분양 계약을 믿고 대출까지 받아 집을 산 입주민들은 재산상 큰 피해를 입게 됐다”며 계약 위반에 따른 법적 대응과 보상 요구를 공식화했다.
이에 추후 주거 환경 변화, 관리비 차등 문제, 자산 가치 하락 등 추가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비대위는 분양 계약 위반 여부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며 익산시에 민원을 접수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 및 국토부에 공식 민원을 접수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분양 실패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다. 또, 분양 후 임대 전환 시 입주민 협의 및 행정 승인 절차를 의무화하는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월말 기준 2만2,872가구로 전달보다 6.5%(1,392가구) 증가했다. 지난 2013년 10월(2만3,306가구)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악성 미분양이 10년 만에 2만 가구를 넘어선 가운데 정부가 LH를 통한 매입 대책을 내놨지만, 일부 시행사들은 이 대신 저가 임대 전환을 선택한 것이다. 이 단지는 540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로 초기 분양이 저조했던 만큼 건설사는 미분양 물량을 빠르게 소진하기 위해 저가 임대 전환을 결정했다. 그 결과 단기간 내 90% 이상의 계약이 성사됐으며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조건 덕분에 세입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전남 광양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등장했다.
이처럼 미분양이 심각한 지방 아파트 시장에 저가 임대 전환이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기존 분양자들의 불만은 거세다. 처음부터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불만과 함께 파격적인 임대료를 보며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까지 증가하면서 지방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지방 중소·중견 건설사나 시행사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연 체율이 심각한 수준이다. 부동산 PF 부실 문제로 PF 시장이 경색되면서 지방 중소·중견 건설사의 상환능력이 악화한 데다, 미분양 급증에 수요 부진까지 겹치면서 악화일로다. 정부가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수도권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직접 매입하기로 했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다.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던 지방 건설사들이 잇따라 할인 분양에 나서거나 저가 임대로 전환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미분양, 수요 부진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업계의 줄도산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방의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파격적인 세금 혜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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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3-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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