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3월 06일 14시39분
[온누리] ‘희망의 순례자’ 교황 프란치스코
이에 교황의 고국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한국가톨릭교회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병상에서도 교황은 서면메세지를 통해 전 세계 분쟁 지역을 언급하며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사상 최초의 남아메리카 출신 교황이면서, 그레고리오 3세(731) 이후 1,282년 만에 즉위한 비(非)유럽권 출신 교황으로 1969년에 사제 서품을 받고,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2001년에는 추기경에 서임되었다. 2013년 2월 28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스스로 교황직을 사임한 후에 소집된 콘클라베에서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본명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인 교황은 즉위명(名)으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청빈을 실천했던 13세기 이탈리아의 성인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삶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한편, 2014년 8월 교황의 방한으로 전국에 교황 열풍이 불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봉헌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에는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모였고,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가 열린 충남 해미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보기 위한 사람들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올랐다.
필자 역시 8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에 두 아이와 함께 참석했었다. 필자가 특히 잊을 수 없었던 것은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항에 영접 나온 세월호 유족을 만나 “꼭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위로한 것과 TV를 통해 생중계된 8월 14일 시복식 직전에 카 퍼레이드를 하다가 400여 명 유가족 앞에 내려 얘기를 들었으며 딸을 잃고 광화문에서 34일간 단식 중인 김영오(47)씨의 손을 잡은 장면이다.
교황은 방한 내내 장애어린이, 세월호 유가족, 위안부 피해자 등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며 종교를 초월해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겼다.
가톨릭에서는 25년마다 돌아오는 성년(聖年)을 희년으로 선포하는데 2025년 희년의 주제는 ‘희망의 순례자들’이다. 3월 13일 출간될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 자서전인 ‘희망’이란 책에서 교황은 스스로를 “한낱 지나가는 발걸음”이라고 표현하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의 종들의 종”으로서 더 나은 길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희망의 순례길이 계속되길 기도한다.
/오승옥(마을활동가·관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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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3-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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