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5년 03월 05일 15시12분
“좋은 금리 상품 있는데...” 서민 울리는 대출사기 기승
대출 갈아타기 유형 대폭 증가전북경찰, 금융기관과 협력해 대응
“기존 대출보다 금리를 낮춰드릴 수 있습니다. 간단한 절차만 거치시면 됩니다”
직장인 이모(35)씨는 최근 금융기관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기존 대출보다 훨씬 낮은 금리 상품이 나왔다”며 대출을 갈아타면 신용등급이 올라가고 이자 부담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웠던 터라 잠시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상대방의 설명이 이어질수록 의심이 들었다. “대출 승인을 위해 기존 대출금을 먼저 상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자 금융사라면 하지 않을 요청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전화를 끊었다.
‘낮은 금리 혜택’을 앞세운 전화가 잇따르면서 전북지역에 보이스피싱 피해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53억1,000만원으로, 전년 144억원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공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 피해는 46.1% 감소했지만, ‘대출 갈아타기’를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은 4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사기형 보이스피싱은 금융기관을 사칭해 “기존 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로 대환이 가능하다”며 피해자를 속이는 방식이다. 피해자는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사기범이 안내한 계좌로 돈을 송금하지만, 결국 대출은 이뤄지지 않고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이 같은 피해가 늘자 전북경찰청은 금융기관과 협력해 맞춤형 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전북은행과 협의해 대출자들에게 사기 수법과 예방 문구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를 다른 금융기관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해외 콜센터를 활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만큼 근절이 쉽지 않다”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맞춤형 홍보를 강화하고 공공기관과도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식 금융기관에서는 대출 실행을 위해 기존 대출금을 먼저 상환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요구를 받았다면 즉시 금융감독원이나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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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3-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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