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2월 23일 15시37분
새만금 동서도로 김제시 귀속…군산시는 불복
-뒤이어 심사대에 오를 신항만과 수변도시 등도 긴장감 고조-도의회, "지역 피로감 극대화…새만금 특별지자체 설립하라"
새만금권 지자체간 공유수면 매립지를 둘러싼 귀속지 분쟁이 꼬리 문 가운데 동서도로의 관할권은 김제시로 결정됐다.
군산시는 즉각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정다툼을 예고했고, 도의회는 분쟁 대신 협력해야 한다며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21일 새만금 동서도로 귀속지 심의를 열어 김제시를 그 관할 지자체로 의결했다.
동서도로는 새만금 신항 앞 방조제~김제시 진봉면 심포항을 잇는 총연장 16.5㎞에 이르는 대동맥으로, 지난 2020년 말 준공 개통한 뒤 군산시와 김제시가 서로 그 관할권을 주장한 채 맞서왔다.
특히 동서도로는 새만금~포항간 동서횡단 고속도로 출발지이자, 정주인구 약 3만명 규모의 수변도시까지 개발되면서 그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노른자위 땅으로 주목 받아왔다.
김제시는 환영의 분위기 속에 공식 논평은 자제한 채 표정을 관리하는 모습이다.
반면, 군산시는 곧바로 불복 선언과 함께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동서도로에 이어 줄줄이 중분위 심사대에 오를 신항만 방파제와 수변도시 개발사업지 등 그 주변 귀속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그간 군산시는 정부 정책인 새만금 사업에 늘 협력해왔지만 돌아온 것은 오로지 피해와 희생뿐이었고 이번 결정은 군산시민들에게 크나큰 상실감과 좌절감을 안겨줬다”며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부당함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도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새만금지킴이 범시민위원회는 22일 롯데마트 군산점 앞 도로에서 강임준 군산시장, 군산 출신인 신영대 국회의원과 문승우 전북자치도의회 의장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범시민 궐기대회를 갖고 끝까지 싸워 군산 몫을 지켜내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전북자치도의회는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을 향해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강력 촉구했다. 십수년째 반복되는 소모적 분쟁은 더이상 안된다는 비판이다.
도의회는 지난 21일 이런 내용의 건의안을 긴급 채택한 채 “새만금권 지자체간 협력 부족과 행정구역 관할권 분쟁으로 인해 과도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도민들의 피로도가 늘고 있는데다, 원활한 새만금 개발사업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제는 관할권 다툼에서 벗어나 대승적인 차원에서 새만금권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지자체는 새만금 개발에 필요한 행정사무를 전담할 법인체 형태의 자치단체를 일컫는다.
지난 2010년 방조제 준공 이후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이 뒤엉켜 곳곳에서 귀속지 결정을 둘러싼 법정다툼이 불붙자 그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됐지만 현재까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북자치도는 지난해 말 구체적인 구성방법도 제안해 눈길 끌었다. 주요 사무는 새만금 정책 건의, 국가예산 확보, 각종 인허가 처리, 기반시설 조성, 재난 대응체계 구축, 특화산업 육성 등 모두 47개를 제안했다.
단체장은 상호 협의아래 선출하되, 각 시·군의 시장 군수 3명이 돌아가면서 1년 4개월씩 겸직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의회 또한 마찬가지로 기존 시군의회 의원들 중 일부를 선출해 겸직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대표 발의자인 김정기(부안) 의원은 “새만금 개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이제는 3개 시·군이 갈등과 대립이 아닌 화합과 소통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며 “관할권 조정 문제는 전적으로 중앙분쟁조정위의 판단에 맡겨놓고 특별 지자체 설립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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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2-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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