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혼란의 시대를 견디는 힘: 위기 속에서 빛나는 본분(本分)
시국이 어수선하고 엄중한 때에 우리에게 요구되는 진정한 애국의 자세는 무엇인가? 최근 우리 사회는 비상계엄 및 환율 급등, 항공기 참사 등 총체적 위기 및 사회적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종종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곤 한다. 위기의 순간에는 불안과 혼란이 커지기 마련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구성원 각자의 역할과 책임은 더욱 중요해진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어려운 시기에 사회를 지탱해 온 것은 다름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과 본분에 충실한 자세였다. 전쟁이나 경제적 침체와 같은 위기 속에서도 학교 선생님은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농부는 논밭에서 곡식을 키웠으며, 의료진은 환자의 곁을 지켰다. 이처럼 국민 각자가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슴은 뜨겁되 머리는 차갑게 냉정을 되찾아서 본연의 직분에 충실할 때 국가동력은 유지되고 안정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본분(本分)’이라는 단어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본분에 충실하다는 것은 단순히 맡은 일을 기계적으로 해내는 것을 넘어서며, 자신의 행동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고, 주변을 배려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직장인은 자신의 업무를 단순히 월급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기보다, 그 업무가 회사와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숙고하며 최선을 다해야 하고, 학생은 단순히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의 미래를 위해 지식을 쌓고 성장하는데 집중하여야 한다.
물론 각자가 본분을 지키는 것만으로 혼란한 시국을 타개하는 것은 어렵다. 매우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기에 정부와 기업, 시민 모두가 협력해야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은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정책을 집행해야 하고,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며, 시민들 역시 법과 규칙을 준수하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의료진은 본분을 지키며 환자를 치료했고, 배달 기사들은 생필품을 적재적소에 전달하며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였다. 시민들 역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의 규칙을 엄격히 지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공동체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그 결과 우리사회는 전 세계에서 단연 돋보이게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는 모범 사례로 손 꼽히게 되었다. 이 뿐 아니라 더 과거에도 우리는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국가부도를 막는 등 엄청난 저력을 발휘했다. 다시금 그 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주시에서 선도적으로 1월 초 내수경기를 진작시키고 소상공인들의 활력지원을 담당할 전주사랑상품권 조기발행은 퍽 좋은 일이었다. 무엇이든 생산적인 정책에 더욱 몰두해야 한다.
우리가 과거에 이미 경험했던 바 같이 각자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그 작은 노력이 모여 사회 전체의 안정과 발전을 이루어내기에, 결국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 공동체의 힘이되어 서로를 지탱해주고, 함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하며, 궁극적으로 그것이 공동체를 지키고 위하는 길일 것이다. 이에 이제는 너, 나가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 정신을 앞세우며 상대의 의견은 존중하되 지나친 논쟁으로 갈등의 골을 깊게 해서는 안된다. ‘극단적인 분열과 갈등이 망국지병이다’라는 것은 역사를 통해 증명되어서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다.
‘약무호남 시무국가’가 떠오른다. 나라가 풍전등화격일 때 우리지역은 똘똘 뭉쳐 국난극복의 지혜로 떨쳐 일어났 듯 전주를 중심으로 전북이 앞장서서 서로서로 삶의 터전에서 더욱 힘을 내며 목표를 향해 땀 흘리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고향발전을 모색하는 을사년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김윤철 의원(전주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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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2-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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