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2월 19일 16시10분
전주문화원, ‘신증 완산지’ 등 4권 책자 발간
전주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 연구·발표 1년 성과물
△완역 신증 완산지
'완역 신증 완산지’는 한옥마을 한학자인 고재 이병은(한옥마을 3재의 한분)의 아들 이도형이 1958년에 전주향교 옆 남안재에서 석판인쇄로 상하권을 발행했다.
'완산지'의 지은이 이도형은 전주의 근현대의 역사와 문화를 이 책속에 담고 있으며 이 책속에는 근현대에 연구해야 할 전주의 자존심인 최병심과, 서화부분에서도 정읍과 출생설로 문제가 되는 이삼만이 전주인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서화부분에 김희순, 이광열, 최규상 등이 기록되어 있어 전주가 예향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도형의 '완산지'는 기존의 완산지와 차별화를 두기 위하여 번역하는 과정에서 '완역 신증 완산지'로 새롭게 부르기로 했다. 2023년도부터 원문 탈고와 해석 작업을 마쳐, 이번에 출간하게 됐다.
'완역 신증 완산지' 권상(卷上)엔 원래 전주의 건치연혁(建置沿革), 관원(官員), 군명(郡名), 성씨(姓氏), 산천(山川), 풍속(風俗), 형승(形勝), 토산(土産), 광산(鑛山), 방리(坊里), 향교(鄕校), 학교(學校), 성지(城池), 공해(公廨), 누정(樓亭), 역원(驛院), 총묘(塚墓), 사찰(寺刹), 교량(橋梁), 제언(堤堰) 등은 비슷하지만 새롭게 추가된 부분은 임수(林藪), 묘제(廟祭), 정려(旌閭), 제영(題詠), 전라도선생안, 부윤, 판관, 군수 명단이 기재되어 있다. 또 권하(卷下)에는 기존의 완산지에 명신(名臣)·상신(相臣), 충절(忠節), 유현(儒賢), 학생(學生), 생원진사, 문과, 무과 음사 등의 항목은 일치하지만 추가적으로 수록된 것이 많다.
이 가운데 새로운 항목은 수직(壽職), 문예(文藝), 서화(書畫), 효행(孝行), 충정(忠貞), 제언(堤堰) 등이 추가됐다. 즉 명신 43명, 과거 합격자 생원 진사 172명, 문과 24명, 무과 612명, 음사 72명, 수직 39명, 효자 3명, 효행 292명, 충절 19명, 현원, 효부, 열부 182명, 문예 24명, 서화 4명 등 1,486명을 신규로 대거 발굴하여 추가로 수록하고 있다.
이도형에 의해 새롭게 편찬된 ‘완역 신증(新增) 완산지’는 지금의 전주와 완주 지역을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완산지’엔 전주와 완주 지역의 유학 사상에 기초한 선비의 고장임을 드러내고 있으며, 공동체를 위해 헌신했던 충절의 고장과 예술과 흥취가 넘쳐나는 예향의 산실이었음을 잘 머금고 있다.
이천승, 이재갑이 국역했다.
△전주 화산의 역사와 문화
전주문화원은 종교문화의 산실인 “전주 화산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했다. 전주의 화산지역(현, 화산동)에는 현재 전주향교가 화산 남쪽에 1410년 경부터 1603년까지 자리하고 있었다. 전주향교 앞에는 1519년(중종 14)에 건립한 하마비가 있는데, 이것은 1603년 교동으로 이전을 할 때 유일하게 가지고 온 것이다. 또 화산 남쪽에는 화산서원이 있어 회재 이언적, 규암 송인수를 모셨으며, 국왕으로부터 편액을 하사 받은 서원이다. 그래서 화산서원을 넘어가는 고개가 있어 전주부성 사람들은 서원을 넘어가는 고개를 선너머라 부르면서 명칭이 생기게 됐다.
화산의 동남간에는 사마재가 있었다. 생원 진사들이 이곳에 모여 학문을 연구하였고, 전라관찰사 이주진은 사마재 옛터에 희현당을 창건, 인재를 양성, 이곳엔 현재 완산희현당사적비와 희현당중수사적비가 옛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희현당의 모든 재정은 감영의 양사고(養士庫)에서 지원을 했으며, 백일장을 열어 흥학 진흥에 힘썼다. 또 희현당에서는 1798년(정조 22)부터 희현당 철활자본으로 ‘정묘거의록’과 ‘난곡선생연보’ 등 105종을 발행했다. 이 중요한 문서 등은 현재 전라북도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화산’은 조선 말 선교사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처음 1893년 완산 아래 은송리에 터를 잡았던 미국선교사들은, 전라관찰사의 강제이전으로 대거 화산지역으로 옮겨 오게 된다.
화산동에 예수병원과 선교사들의 숙소가 만들어지고 신흥학교와 기전학교가 만들어 지면서 기독교의 성지가 됐다. 미국남장로회 한국선교회 전주선교부는 근대교육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교육과 의료 그리고 복음을 위한 헌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1
900년에 개교한 신흥학교는 1982년 리차드슨관(본관)이 화재가 나서 모두 없어졌다. 이때 남은 주춧돌에서 “신흥학교 연혁지”가 나왔다. 처음 개교 당시부터 선교사들의 활동 사항이 붓글씨로 적혀 있어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상태이다. 또 천양정이야기와 다가신사, 종이 이야기를 모두 실어 놓았다.
△ 전주이씨 고문서 자료집 출판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효자동 전주이씨 시중공파 분재기 조사를 했다. 전주이씨 이백유의 고손자인 이아의 분재기는 1570년(융경 4년)에 작성한 문서로 앞 부분이 좀 헤어졌지만 글자를 판독하는데는 어려움이 없다.
이 문서는 남녀의 순서를 구분하지 않고 태어난 순서대로 재산분배를 열거하고 있다. 먼저 장녀의 남편인 오순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며, 장자 문요와 차자 정요, 차자 경요, 차녀 김감의 처, 차자 영요, 차녀 신천각의 처, 차녀 성묵의 처, 말자 덕요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즉 아들 5형제에 딸 4명이 순서대로 기록되어 있으며 끝에는 첩의 딸에게도 재산분재를 하고 있다.
효자동 마전마을엔 분재기의 주인공인 이아의 묘소가 있으며 고조부인 이백유의 묘소도 있다. 이아의 분재는 앞으로 전북의 유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되기를 기대한다는 김진돈 원장의 설명이다.
△ 호남제일성 147호
‘호남제일성’ 147호는 경기전(손상국)과 완산도형 속의 선교사 거주지(김경미), 복자라 불리는 천주학쟁이들(이영춘)이 실려 있다. 또 전라도 전주의 국자도고(麴子都賈) 운영에 관한 소고(박소영)와 고서적을 통해 새로 찾는 전주 음식 이야기(이종근)가 실려 있다.
전주문화원은 전주시민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잡지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발행한다. 처음에는 노령이라는 이름으로 발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호남제일성’이란 잡지 이름으로 발행되고 있다.
김진돈 원장은 “전주문화원은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조명하는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할 것이며, 2025년에는 국립전주박물관과 함께 덕진연못에 직접 그린 승금정계회도를 분석하고 연구한 도서를 공동으로 편찬할 계획이다”고 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02-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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