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2월 19일 14시57분
할머니가 들려주던 우물가 이야기 기억 속에서 소환
최국순. 서학동사진미술관서 사진전 ‘우물, 정(井)’
전시된 작품들은 고창군 공음면 두암리 등 지금으로부터 7년 전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우리의 우물을 찾아 기록한 사진 24점을 전시하고 있다.
우물은 개발과 함께 수도시설이 보급되고 주거문화가 변화하며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고 메워졌다.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사라지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도 함께 사라져가고 있음이 안타깝고 이미 사라진 후엔 재생할 수 없는 풍경이기에 우물을 쫓는 작가의 눈길은 애틋하다
우물은 마을 아낙네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정담을 나누던 오늘날의 커뮤니티였고 ‘정월대보름’이나 ‘가뭄’이 들면 안녕을 기원하거나 기우제를 지내던 신성한 장소였다. 마을 공동체의 중심에 있던 장소였던 우물은 단순한 생활용수가 아닌 우리 삶의 중심이자 문화가 샘솟던 장소였다.
전남 화순군, 부안군 보안면 반계서당, 고창군 선운사, 정읍시 산외면 김명관 고택, 고창군 공음면 두암리 등이 소개된다.
고창군 공음면에 속하는 두암리는 풍수지리상 마을 모습이 곡물을 측정하는 ‘말[斗]’과 같다고 해서 ‘두암(斗岩)’이라 부른다. 1600년대 말 광산김씨(光山金氏)가 터를 잡아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이루어졌다.
지형은 전체적으로 100~200m의 산지로 형성되어 있는데, 북서쪽에 장사산, 북동쪽에 송림산 등이 있고, 신흥천과 두암천이 남서쪽의 두암저수지로 흘러들고 있다. 형제동 북쪽엔 장자골저수지가 있고 사기동 남서쪽에는 송운제가 있다. 두암리에 있는 두암저수지는 수질이 좋고, 수량이 풍부해 공음면 일대와 전남 영광군 법성면 일대에 농업용수로 이용되고 있다. 두암리의 우물이 이같은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사진가는 "사라져가는 시대의 유산을 기억하고 보존하는 작업에 나서며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삶의 흔적을 되짚어보고, 이러한 것들이 새로운 창의적 씨앗이 되었으면 한다"면서 "또, 고유문화를 향유하고 새로운 문화가 깃들어 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작가는 고창 출신으로, 순천대 대학원 사진 예술학 석사로 한국 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이다. 2021년 개인전 '우물 이야기 The Well Story, 사진으로 그리다 Photography(와이아트 갤러리 서울)를 가진 바 있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5-02-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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