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1월 05일 13시12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 맞아 비상 다짐하는 전북 지자체, 사자성어로 빛난다

전북도가 새해 사자성어로 '초지일관(初志一貫)’을 선정하는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2025년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비상(飛上)을 다짐하면서 다양한 사자성어를 통해 올해 비전과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의 경우, 역경을 극복하고 초심을 되찾자는 다짐이 주를 이룬다.

이렇듯 전북 도내 지자체는 매년 초 사자성어로 된 시군정 목표를 내세운다. 한학자의 자제인 송하진 전 전북지사가 어느 해 도정 목표를 사자성어로 짓기 시작하면서 아예 불문율처럼 이뤄지는 현상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사자성어로 ‘초지일관(初志一貫)’을 선정했다. 특별자치도로의 출범 1주년과 지방자치 30주년을 맞는 도는 초심을 잃지 않고 도민과의 약속을 지속해서 실천하겠다는 뜻에서 ‘처음에 세운 뜻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초지일관'을 택했다. 도전과 혁신의 초심을 잃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다짐이 엿보인다.

이는 '논어'의 위령공편(衛靈公篇)에 나오는 말이다. "내가 많이 배우고 그것을 다 기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공자의 물음에 제자 자공(子貢)이 "그렇지 않습니까?"고 답하자 공자는 "나는 단지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을 뿐(一以貫之)"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다, 막힘 없이 끝까지 밀고 나간다'는 뜻으로 쓰인다. 비슷한 말로 초지일관(初志一貫), 시종일관(始終一貫) 등이 있다.

김관영 도지사는 “초지일관의 자세는 초심을 잃지 않고, 처음 각오 그대로, 함께 혁신, 함께 성공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년에도 '2036년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와 같은 미래를 위한 도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올해 교육정책 추진 방향을 담은 사자성어로 '개신창래'(開新創來)를 선정했다.

'개신창래'는 '새로운 길을 열어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한다'는 의미로, 도전정신과 뜨거운 열정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자는 의지를 담았다.또 업무에서의 도전이나 어려움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의미다.

서거석 교육감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며 "교직원은 물론 학생들도 세상을 바꾸고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개신창래의 자세로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최훈식 장수군수는 2025년 장수군은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창조하는 '개신창래(開新創來)'의 자세로 장수의 빛나는 미래를 위해 멈추지 않고 힘차게 나가겠고 했다. 군민들과 처음 가졌던 약속과 다짐을 잊지 않고 오직 군민만 바라보며 군민 모두가 행복한 장수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완주군은 올해 군정 목표를 '적토성산(積土成山)'으로 정했다. 본뜻대로 하면 흙을 쌓아 산을 만든다는 뜻이다. 즉, 작은 것을 모아 쌓으면 산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군은 이를 ‘적은 노력을 기울여 큰 성과를 이룬다’고 풀었다.

'흙을 쌓아 산을 만들다'라는 뜻으로 '작은 일도 끊임없이 최선을 다하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한다. '순자'의 '권학(勸學)'편에서 유래한다. '적소성대(積小成大)' 또는 '적진성산(積塵成山,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도 한다.

진안군은 '근고지영(根固枝榮)'으로 정했다. 뿌리가 견고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뜻이다. 조선 세종 때 편찬된 용비어천가의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꽃과 열매가 많이 맺힌다’는 구절에서 유래된 말이다. 때론 거센 바람이 불고 메마른 계절이 찾아오겠지만, 튼튼한 뿌리가 있기에 군은 흔들림 없이 자라날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익산시가 시정 운영의 길잡이가 될 사자성어로 '반구십리(半九十里)'를 선정했다.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초심과 긴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아 성어를 정했다.

'반구십리(半九十里)'는 '백리를 가려는 사람이 구십리에 이르러서도 이제 절반쯤 왔다고 여긴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이는 유향(劉向)의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에서 유래된 말로, 백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 십리에 이르고서도 이제 절반쯤 왔다고 여긴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 마무리가 중요하고 끝마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는 의미다.

김제시는 ‘마음만 한결같이 먹으면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이룰 수 있다’는 뜻의 ‘일념통천(一念通天)’을 사자성어로 정했다.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며 시민의 행복을 최우선 목표로 힘차게 나아가겠는 의지를 나타낸다.

불교에서 유래된 '일념통천'은 '온 마음을 기울이면 하늘을 감동시킨다'는 뜻을 지녔다. 그만큼 시는 을사년 새해를 굴곡진 한 해로 예상했다.

무주군이 새해 화두로 ‘무실역행(務實力行)’을 정하고 '무주다운 무주 행복한 군민' 실현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인홍 군수는 “우리 생활, 지역 생존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구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실행이 필요하다”면서 “우리에게 닥친 현실에 지혜롭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담아 무실역행을 화두로 삼았다”라고 했다.

‘무실(務實)’이란 ‘실(實)’을 힘쓰자는 뜻이고 ‘실’은 진실·성실, 거짓 없는 것을 말하며, ‘역행(力行)’은 ‘행(行)’을 힘쓰자는 말이다. 동양사상에서는 ‘비성(非誠)이면 무성(無成)’이라 하여 성을 마음의 근본 자세로 삼았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성실을 천명하여 역행에까지 실현하는 것이 위학(爲學)의 근본이며 사람된 도리라고 생각하여 왔다. 또, 인간의 존엄성을 하늘에 견주어 생각했음은, 인간의 참되려는 노력이 하늘의 진실무망(眞實無妄)과 통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성(誠)에 대한 이이의 사상뿐만 아니라, 성의(誠意)를 궁극적 신조로 삼았던 정약용을 비롯한 실학자들의 사상에서도 성은 크게 강조됐다. 이와 같이 계승, 전개되어온 성실본위의 무실역행사상은 안창호에 이르러 더욱 구체화되어, 실생활에 적용하려는 일련의 노력이 전개됐다.

순창군은 올해는 '불망초심(不忘初心)'이란 사자성어를 가슴에 새기고 군정을 펼친다. 순창군수로 취임하며 다짐했던 '군민 모두가 행복한 순창' 실현의 초심을 잊지 않고 변함없는 열정과 헌신으로 군정을 이끌어 가겠다고 최영일 군수는 말했다. 이는 처음에 가졌던 마음을 잊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목적하는 바를 성취한다는 의미로, '초지일관'(初志一貫)이라는 말과 상통한다.

'초심(初心)'이란 단어는 본래 한국 불교에서 수행 자의 첫걸음 때 배우게 되는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에 나오는 말이다. 수행하면서 초심을 잊으면 안되지 않나.

완주군의회는 ‘길을 가는 데 지름길이나 뒤안길을 취하지 않고 큰길로 간다’는 의미인 ‘행불유경(行不由徑)’을 제시했다. 올바르고 정직한 방법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길을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논어’의 ‘옹야편(雍也篇)’에 있는 자유(子游)의 말로, 길을 감에 있어 지름길로 가지 않고 바른 길로만 다닌다는 말이다. 이 말은 자유가 노(魯)나라 무성(武城) 고을 장관(읍장)이 되었을 때 공자가 무성으로 가 자유에게 "네가 훌륭한 일꾼(인재)을 얻었느냐?” 하고 물었을 때 자유가,

“예, 담대멸명(澹臺滅明)이란 사람이 있는데, 길을 다닐 때 지름길로 다니는 일이 없고 공무가 아니면 제 방에 오는 일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전주상공회의소는 2025년 사자성어로 '운외창천'(雲外蒼天)을 선정했다. '운외창천'은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르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난관을 벗어나면 도약할 기회가 반드시 생긴다는 기대를 담고 있다.

유래와 출전을 특정하지 않지만 이 성어는 출전이 따로 없으며, 중국 고전과 우리의 각종 시와 수필 등에 일반적으로 많이 쓰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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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5-01-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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