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1월 17일 14시36분
‘판소리 연구 헌신’ 이보형 전 판소리학회 회장 별세
1935년 당시 김제군 만경면에서 출생, 연세대와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나운영 교수에게 서양음악 작곡을 배웠다.
그는 어려서부터 우리 음악에 관심을 갖고 한국국악학회, 국립국악원, 국악예술학교를 드나들며 한국 전통음악 이론을 연구했다. 우리 전통 음악 전 분야를 아우르며 평생 연구에 매진, 판소리 음악학 연구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그는 판소리 음악 연구 전 분야의 이론을 정립하여 오늘날 대부분의 후속 연구들은 그의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1969∼1975년 한국국악예술학교 전임강사, 1970∼1998 연세대 음대 강사, 1975∼2008년 서울대 음대 강사를 지냈다.
최근까지 서울대, 한양대, 부산대, 한국학 중앙연구원 등에서 음악학을 강의하며 후학 양성에도 매진했다.
1971년 한국민속극연구회에서 발간되는 학술지 '서낭당' 창간호에 ‘판소리 경드름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 이래로, ‘판소리 팔명창 음악론’, ‘판소리 사설의 극적상황에 따른 장단·조의 구성’, ‘판소리 고법, 호남지방 토속 예능조사’, ‘고음반에 제시된 판소리 명창제 더늠’, ‘판소리 내드름이 지시하는 장단 리듬 통사 의미론’ 등 총 50여 편의 판소리 관련 글을 발표했다.
여러 글 중에서도 ‘판소리 경드름에 관한 연구’, ‘판소리 권삼득 설렁제’, ‘판소리 염계달 추천목론’과 같은 연구는 판소리 악조에 대한 첫 연구로, 이후 ‘판소리와 산조에서 우조와 평조 연구’ 에 이르기까지 그가 세운 판소리 악조 이론은 판소리를 분석하는 큰 틀이 됐다.
1978년에 쓴 논문 ‘판소리 붙임새에 나타난 리듬론’은 판소리 리듬 분석에, 1982년의 ‘판소리 제에 관한 연구’는 판소리 유파 연구에 각각 시초가 됐다.
그의 업적은 비단 판소리 연구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1970년대 월간 '뿌리 깊은 나무'의 발행인 한창기의 후원으로 매주 실시되었던 판소리 감상회( 100회까지 진행)를 주도, 판소리 완창(完唱) 이라는 새로운 공연 문화의 흐름을 이끌어 내었다.
'뿌리 깊은 나무' 에 게재하였던 글은 1970년대 후반의 판소리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귀중한 자료가 되며, 2013년 그의 평론집 '비로소 알려진 보물' (민속원)로 출판됐다.
이 연구가는 1990년부터 1993년까지 판소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1990년부터 최근까지 한국고음반연구회 회장으로 있으면서, 20세기 전반의 SP음반을 발굴·연구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1960년대부터 200여 편의 논문을 왕성하게 발표하며 판소리 진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고창군으로부터 제28회 동리대상을 받았다.
방일영국악상(2009), 일본 고이즈미민족음악대상(2012) 등도 수상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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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1-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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