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1월 06일 16시06분
'갑질-비위-무능' 행정감사 십자포화
-9일부터 행정사무감사, 도-교육청 280명 증인출석 요구-전기차 클러스터 부실, 교직원 외유성 해외연수 등 도마
전북자치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무려 300명 가까운 도청과 교육청 공직자들이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다양한 현안 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도의회는 오는 8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올해 마지막 정례회를 열어 행정사무감사와 새해 예산안 심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행감은 9일부터 열흘간 펼쳐진다.
도청의 경우 우선, 말많고 탈많은 새만금 세계 잼버리 파행의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회가 끝난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그 사용처를 못찾아 방치된 450억 원짜리 잼버리 대회본부, 즉 새만금 글로벌 청소년 리더센터가 먼지만 풀풀 날리고 있는 실정이다.
잇단 갑질과 비위사건도 쟁점화될 전망이다. 한 부서장은 지난 7월 부하 직원들에 대한 폭언과 일방적 지시 등 갑질행위가 말썽나 중징계 받는가 하면, 10월에는 또다른 부서장과 부서원들이 무더기로 부당한 예산 집행이나 수당 타내기 등의 문제가 자체 감사에 적발돼 징계처분, 또는 수사의뢰가 요구되기도 했다.
지난 2월 막내린 군산형 일자리, 즉 전기자동차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문제삼은 책임론도 떠오를 조짐이다. 총 3,000억 원이 투자된 문제의 사업은 목표 대비 1%에 불과한 전기차 생산량, 31% 수준에 그친 일자리 수 등 혈세낭비 논란에 휘말렸다.
국회 국토교통위 김은혜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전북자치도 국정감사에서 그 책임론을 공식 제기해 주목받았다. 김관영 도지사는 이에 대해 “많이 아쉽다. 앵커기업이 제역할을 못했고 계획을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답했다. 단, 책임론을 놓고선 “현재 감사원에서 감사를 진행중이다”며 말을 아꼈다.
청년 농업인들을 울린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임대농장 누수 문제를 둘러싼 부실대응 논란도 관심사다. 문제의 시설을 임대받은 청년농 10여 명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어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누수 현상과 이로인한 농작물 피해 등 그 실태를 고발해 주목받았다.
국회 농식품해수위 이원택 의원(더불어민주당) 또한 “청년농의 꿈이 무너지게 생겼다”며 시공사와 농어촌공사 등 관계 당국의 신속한 하자보수와 피해보상을 공개 촉구하기도 했다.
지역사회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제2 혁신도시’ 입지선정 문제도 쟁점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올 연말께 제2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계획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전주권과 비전주권간 물밑 기싸움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주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김윤덕 국회의원은 지난 6월 공공기관 추가 이전시 기존 혁신도시(전주·완주) 주변 원도심에 우선 배치하도록 한 법안을, 남원과 장수 등 동부권이 지역구인 같은당 박희승 국회의원의 경우 소멸위기지역 우선 배치법, 즉 전주·완주·군산·익산을 제외한 곳에 공공기관을 우선 이전하도록 한 맞불법안을 동시에 발의한 상태다.
김윤덕 의원은 제안 사유서에서 “현 혁신도시의 경우 총사업비가 1조5,229억 원대에 이르고 이중 9,283억 원이 용지비였다”며 “국가재정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기존 인프라가 갖춰진 원도심으로 공공기관을 이전하면 비용 절감과 시간 단축 효과가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박희승 의원은 “기존 혁신도시 외 지방은 구도심 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은 그 균형적 배분을 통해 지방소멸 위기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앞서 김관영 도지사 또한 제2 혁신도시 입지로 익산을 공약한 탓에 익산시민들로부터 그 실행을 요구받고 있다. 이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도의원들 또한 모른척 할 수 없는 사안이라 주목된다.
전북교육청 또한 갖가지 문제가 논쟁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일부 교직원들의 외유성 해외연수와 갑질행위 등이 대표적이다.
국회 교육위 김민전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7월 호주에서 진행된 학생생활교육 담당자 역량강화 연수를 문제삼아 “블루마운틴과 돌핀크루즈가 관광이지 연수냐”며 서거석 교육감을 질타했다. 정을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또한 전주지역 한 사립여고에서 불거진 직장 내 갑질 논란을 사례로 든 채 “차마 읽을 수 없는 발언들이 많을 지경이다. 학생들이 뭘 배울 수 있겠느냐”며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아울러 최근 전주 한 초등학교를 둘러싼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에 맞서 이른바 ‘근조화환’ 투쟁으로 전국적 이목을 집중시킨 교사들의 교권보호 대책 등도 행감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도의회는 이와관련 도청과 교육청, 그 소속 기관단체 40여 곳의 부서장과 간부들을 중심으로 모두 280여 명에게 증인출석 요구서를 송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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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1-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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