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1월 05일 16시38분
[지역의 재발견]문화유산과 기후변화
내가 문화유산을 보러갈 때 느끼는 가장 큰 기쁨은 사실, 계절의 변화를 시시각각 느끼는 일이다. 절기의 변화 그 이상으로 그날의 온습도가 달라지고 꽃이 피고지고까지도... 어제는 없었던 열매가 꽃이 단풍이 낙엽이 지는 것을 본다. 그런데 한해 한해가 지나갈수록 계절 변화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매년 봄가을이 짧아지고 있으며, 서서히 변화하며 찾아오지 않고 급작스럽게 기온이 변하지를 않나, 이제는 절기도 맞지 않는 듯하다. 매년 처서매직이라며 조상들이 정한 절기의 신통함에 무릎을 쳤는데, 이제는 그것마저 신통치않다. 11월인데 아직도 모기의 입은 삐뚤어지지 않았고, 붉은 단풍은 예년만큼 찾아오지 않았다.
기후변화는 더이상 교과서 속에서 배우던 미래적인 얘기가 아닌, 살아있는 현재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개념이 되었으며, 어쩌면 미래에는 예상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겠다. 이미 우리 삶을 변화시켰고 사회적, 문화적으로도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계절의 절기가 변화하고 그에따른 먹거리가 달라졌고 생물피해가 커졌고 극단적인 기상변화에 사람이 죽기까지 한다.
국가유산 역시 마찬가지다. 급작스런 기후변화로 인해 홍수,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가 늘어 문화유산 피해가 커지고 있다. 매해 건조한 겨울봄에는 산불위험성이 커지고, 봄부터 가을까지 풍수해 피해가 커지며 연중내내 재난의 위험이 있다. 따듯한 시기에 활발히 활동하는 목재가해충인 흰개미가 관찰되는 시기도 매년 길어지고 있으며, 엄청난 폭염과 폭우로 인한 습기피해와 각종 생물피해 등 다양한 재난에 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짧은 시간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엄청난 물이 차올라 건물 주변 토사가 쓸려가 지반이 패이고 배수로가 파손되고 담장이 무너지고 가는 길마저 끊어졌다.
돌봄센터에서는 연간 문화유산을 모니터링하며 자연재해에 대비한 주변 일상관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재해 발생 시, 신속하게 문화유산의 상태를 파악하고, 배수로 관리 등 일상관리, 경미한 파손부의 보수를 진행한다. 그러나 매년 경미하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범위가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장기적인 문화유산별 대책이 필요해보인다. 단순히 붉은단풍이 적어져서 아쉬운 것이 아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다음세대에는 문화유산이 사라지거나 온전하게 물려주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괜한 기우일까?
한편, 전북동부문화유산돌봄센터는 국가유산청의 복권기금과 전북특별자치도청의 지원을 받아 문화유산돌봄사업을 진행하며, 올해 도내 동부권역 8개지역의 382개소 국가유산을 관리한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국가 및 도지정문화유산, 비지정유산을 관리하며 목조, 석조, 근현대건축, 천연기념물 등 각 재질별 특성에 맞게 정기적인 상태 모니터링과 전문 모니터링을 진행하여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한 작은 훼손부의 경우 큰 범위로 확장되기 전 경미하게 수리하여 예방보존하고 있으며, 국가유산 분야의 전공자와 국가유산수리기능자를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진행함으로써 국가유산 보존 및 관람환경을 개선한다.
/최유지(전북동부문화재돌봄센터 모니터링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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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1-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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