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0월 25일 20시02분
[월요아침]전주시 저출생을 타개할 맞춤형 처방
먼저, 공공예식장 지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전체 출생아 중 혼인외 출생아의 비율은 4.7%로 OECD 평균치인 41.5%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문화적·제도적으로 혼외출산이 금기시되고 있어 결혼과 출생의 연관성이 높다. 다시 말해 청년들의 결혼 지연과 감소가 저출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평균 취업 시기의 늦어짐, 집값의 상승, 가치관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는데, 최근에는 결혼식장 예약난과 값비싼 예식비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예식장이 예식 부담을 줄이는 해결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시는 22곳의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대관하고 비품비를 지원해 올해만 130여 건의 결혼식이 진행되는 중이다. 전주시도 공공예식장으로 활용할 만한 시설들이 충분하기에, 이를 무료로 대관한다면 결혼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이를 시행할 때는 단순히 장소 제공에 그치는 게 아닌 예비부부들의 기대치를 충족할 만한 수준의 예식 공간이 되어야 하고, 비품 등 지원을 함께해 비용 부담을 줄여주어야만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산후조리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이 첫째아 기준 33세까지 상승하면서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관리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산모들이 양질의 산후조리를 받기 위해 타지역으로 원정출산을 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한편, 비용의 부담으로 산후조리가 필요함에도 포기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산후조리원 전국 평균 이용요금은 2022년 기준 307만원으로, 2021년 241만원과 비교하면 27.4% 상승했다. 2024년 통계는 없으나 현재는 이보다 더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현시점 전주시 내 민간산후조리원의 이용요금만 해도 2주 입주 기준으로 200만 원대의 저렴한 곳도 있지만, 그 외의 곳들은 500만 원에서 600만 원에 달하며 여기에 각종 서비스를 추가하면 1,0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곳도 있다. 국가사업 ‘첫만남이용권’을 산후조리원에 사용할 수 있다지만 턱없이 부족하며, 자체 사업으로 산후조리비를 지원하는 타 지자체와 달리 전주시는 자체 지원도 없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북권 공공산후조리원 건립도 전주시는 민간산후조리원이 있다는 이유로 제외되었다. 전주시도 자체적으로 산후조리비용을 지원하거나 공공산후조리원 유치에 힘쓰는 등 산후조리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주시 청사에 직장어린이집 설치가 필요하다. 육아로 인한 사회생활의 장벽은 출산 기피의 주요 원인이다. 직장어린이집이 있다면 부모가 동반 출근하며 아이를 맡길 수 있어 육아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이는 곧 직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게 해 업무 성과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으며, 경력 단절을 예방해 안정적 인력확보로 이어진다. 최근 필자가 방문한 전주시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업 ‘비나텍’도 근로자들과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완주공장 2층을 직장어린이집으로 운영할 계획이라 밝혔다. 그런데 2,300여 명의 공무원이 근무하는 전주시는 직장어린이집 설치가 의무임에도 이를“직원자녀위탁보육료”지급으로 대체하고 있다. 시청사 내 사무공간조차 부족했던 지금까지는 설치가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추진 중인 별관 확충 사업이 완료되면 어린이집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다. 따라서 별관 내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반드시 추진하여 공직사회부터 선도적으로 가족친화적 직장문화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김윤철(전주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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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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