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종인 - 2024년 10월 24일 14시37분
[온누리]이태석신부
제 마음에 기쁨과 행복까지 선물로 주니 아무래도 나눔은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비밀 열쇠인 것만 같습니다."
(이태석신부 자작시 '나눔' 중에서)
생전 이태석신부(1962-2010)는 고백한다.
남수단 톤즈로 꼭 돌아오리라' 강한 다짐을 한 것은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인간적인 동정심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살아 움직이는 신비스러운 힘을 지닌
'한센병 환자의 삶' 때문이다.
처음으로 신어보는 신발을 신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박수 치며
노래하던 환우들의 환한 얼굴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에겐 아무것도 아닌 자그마한 것에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아는 한센인에게서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를 배웠다.
자연유산으로 하혈하던 아주머니가 퇴원하는데 남편이 찾아와
살려줘 고맙다며 아프리카 토종닭 한 마리를 놓고 갔다.
복부 결핵으로 배 불뚝이었던 아이도 날씬해져 집으로 돌아갔다.
나의 작은 희생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기쁨을
맛볼 수 있다니 힘이 나기 시작한다.
의사와 환자의 만남이 질병 치료를 위한 단순한 만남이 아닌,
인간의 영혼과 영혼이 만나는 고귀한 만남으로
승화시키는 의사분들이 되기를 기원한다.
(생전 한미자랑스런 의사상 수상 소감중에서)
이태석재단 구수환이사장이 제작한 '울지마톤즈' '부활'을 통해
이타적 삶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이태석신부가 물질주의와 인간성 상실의 시대의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특히 다큐멘터리 울지마톤즈와 부활을 관람한 관객들이 국경, 이념, 종교를 초월해 이태석 신부의 삶에 공감하고 감동의 눈물을 쏟아내고 있다.
생전 이태석 신부도 처음에는 톤즈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몸과 마음이 무척 힘들었다.
그러나 브라스 밴드를 가르치면서 그 생각이 바뀌었다.
악기가 서로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내듯이 자신의 삶도 톤즈 주민과 함께 할 때 아름다운 삶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태석 신부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성직자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톤즈로 떠났다.
2019년 선종한 이태영신부(이태석재단 초대이사장)는 생전에 "저는 동생의 삶이 참으로 부러웠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삶이었으니 말이다.
비록 길지 않은 삶을 살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았지만 그의 삶은 행복한 삶이였고 멋진 삶이였다"고 회고 했다.
나눔을 통해 행복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이태석재단은 다음달 1일 서울 스카이 아트홀에서 '이태석 사랑나눔음악회'를 개최하고 이태석리더쉽스콜 4기도 운영하고 있다.
/정종인 본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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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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