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0월 23일 15시24분
병원도, 보건소도, 학교도 '의료공백'
-보건지소 53% 공보의 없어 개점휴업-초-중-고교 또한 28% 보건교사 전무
갈수록 악화되는 지방 의료공백 문제가 병의원에 이어 보건소와 학교로까지 불똥 튀면서 전방위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서영석(보건복지위·경기 부천시갑), 정을호(교육위·비례), 남인순(보건복지위·서울 송파구병) 의원이 공개한 정부부처 국감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전북지역 보건지소 총 147곳 중 무려 78곳, 즉 53.1%에 공중보건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일선 의료기관 절반 가량이 의사를 못구해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셈이다. 더욱이 이는 지난해(35.4%)보다 한층 더 크게 악화된 수준이다.
전국적으로도 공보의 미배치율은 동기간 27.6%에서 45.6%로 악화됐다. 가뜩이나 공보의 지원자가 감소세인 가운데 의료대란과 맞물려 빠져나간 전공의 빈자리에 공보의를 파견하면서 빚어진 문제로 풀이됐다.
서영석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의료대란으로 지역의료의 최후 보루인 보건지소마저 비상이 걸린 것”이라며 “주민들의 만성질환 관리와 응급의료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해질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는 즉각 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학교 또한 마찬가지로 보건교사 구인난에 발만 동둥 굴렀다. 특히 전북지역 상황이 전국에서 가장 심각했다.
실제로 올 4월말 기준 전체 전북지역 초·중·고교 769개교 중 217개교, 즉 28.2%는 보건교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보건교사 미배치율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최악이자 전국 평균(10.2%)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정을호 의원은 “지방 의료공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지역사회 의료체계에 접근하기 어려운 곳일수록 학교 보건의료체계가 뒷받침돼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다는 의미”라며 “보건교사의 유무는 학생들의 응급상황 대응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교육부, 행정안전부, 시도교육청은 보건교사 확충계획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북은 치료가능 사망률이 높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치료가능 사망률은 감염이나 심뇌혈관 질환 등 모두 57개 질환군을 놓고봤을때 제때 제대로 치료했다면 숨지지 않고 살았을 주민들이 조기에 사망한 비율을 일컫는다.
조사결과 도내의 경우 2022년도 기준 인구 10만명 당 치료가능 사망률은 49.89명에 달해 충북(52.92명), 인천(51.31명), 강원(51.21명)과 함께 전국 최상위권을 형성했다. 그만큼 지방 의료체계가 열악하다는 진단이다.
반면 세종(37.78명), 서울(40.25명), 광주(40.63명), 울산(41.05명) 등 대도시는 치료가능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거주지에 따라 위급상황시 생존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남인순 의원은 이를놓고 “권역책임의료기관 육성, 지역거점공공병원 확충과 기능보강, 의료취약지 지원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치고 공공의료 중심의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해 지역간 건강격차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의대정원 증원만으론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의사제를 도입해 지역, 필수, 공공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공공의사를 양성할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원 설립법은 여전히 국회에서 낮잠이다.
남원에 설립될 공공의대는 전국 지방 공공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진료할 석·박사급 공공의사를 국비 장학생으로 육성하도록 해 주목받아왔지만 여야와 정부, 의사단체 등이 뒤엉킨 찬반논쟁 속에 수년째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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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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