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0월 21일 08시12분
어루만지고 소멸시켜 아픔을 치유하다
박선영이 22일부터 27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 2전시실에서 개인전 ''HAVEN’그곳에 머물다'전을 갖는다.
7번째 개인전으로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내면의 안식처를 찾기 위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주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작가는 일상의 순수한 시각적 감정체험을 표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어린 시절‘흙벽’에 대한 경험은 내면에서 오랫동안 기억과 심상으로 존재했고 대학 시절 한국적인 현대적 미감으로서 진흙, 지푸라기, 한지 등 재료의 한계를 실험하였다.
한옥이라는 공간은 오랜 세월 동안 묻어 나온 손때 묻은 흔적과 그 안에서 있었을 삶의 다양한 감정들이 녹아 들어있는 장소일 것이고, 안식처는 외부에 존재하는 장소가 아니라 오히려 장소를 초월한 내면적 집약체이지 않나 싶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돌볼 기력도 없이 끊임없는 불행의 굴레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 간다. 이들은 현실세계에서는 보호받지 못하기에 자신만의 안전한 아지트를 꿈꾸고 그런 상상은 종종 현실도피라는 심리학적 관점의 형태로 나온다.
작가는 안식처 등에 주제로 어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공간과 가족의 해체로부터 지켜야 할 둥지, 주변의 연약하고 보호해야할 대상에 대한 책임과 역할과 그 안에서도 쉼을 필요로 하는 공간이 필
요하고 내면의 휴식이 필요한 점을 그려 냈다.
작가는 “캔버스에 물감을 중첩적으로 바르고 벽속의 상처를 파내고 다시 어루만지며 소멸시키고, 덮어져 가는 작업을 한다. 마치 인간이 삶을 살아가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슴속 깊은 상처를 숨기기만 하면 마음의 병이 생기듯이 그 상처를 도리어 밖으로 드러내어 이야기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보듬고 따뜻하게 안아주면 상처가 치유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작가는 전주대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있다. 그동안 7회 개인전 및 초대전을 비롯, 다수의 그룹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하였고 한국미술협회, 전북여성미술인협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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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2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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