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0월 17일 15시00분
[전북의 창]전주 후백제 왕도 유산 조사연구, 정비 복원, 활용, 전략적이고 긴 안목으로 추진해야
이를 바탕으로 전주가 주도적으로 전라, 충청, 경북 일부를 권역을 아우르는 ‘후백제역사문화권’을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포함 개정하였다. 지난 9월에는 후백제 역사문화의 재정립과 활용을 위해 체계적 조사연구, 수집·관리, 전시 ·교육 사업을 실행하고 후백제문화권 정비 사업 등을 조율·조정하는 지휘소 역할을 할 국립후백제역문화센터를 전주로 유치하였다. 또한, 올 년 말까지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고도지정 신청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고도”란 과거 우리 민족의 정치ㆍ문화의 중심지로서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으로 경주ㆍ부여ㆍ공주ㆍ익산, 고령이 지정되어 있다. 고도지정 기준은 역사적 가치가 큰 지역으로서 특정 시기의 수도 또는 임시 수도이거나 특정 시기의 정치ㆍ문화의 중심지를 말한다. 전주는 후백제 왕도로서 후삼국 시대라는 특정 시기의 수도에 해당한다. 그리고 고도와 관련된 후백제 도성벽, 산성, 절터, 고분, 생산시설 등의 유형ㆍ무형의 문화유산이 보존되어 있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후백제고도 전주를 보존ㆍ육성을 위한 기본계획서 등을 국가유산청에 제출하여 절차에 따라 심의를 받아 지정된다.
후백제 왕도 전주의 문화유산은 크게 국가유산기본법,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고도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조사연구, 정비 복원, 활용사업이 추진된다. 이중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라 추진되는 개별 국가유산 사적지정 유적의 조사, 정비 복원, 활용사업에 가장 많은 국가유산 확보가 가능하다. 후백제 왕도 전주에는 남고산성이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구도심에 있는 후백제 도성벽, 추정 궁궐터 등 지역과 거리가 멀어 연계 효과가 작다.
현재 동고산성 사적지정을 위한 심의가 국가유산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 등 여러 분야에서 지정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동고산성은 삼국시대 후반기 백제 때 축성되어 남북국시대, 후백제, 고려 초기까지 사용되었다. 1990년 3월 첫 학술발굴 조사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30여 년 동안 8차례의 학술발굴 조사와 3차례의 학술대회를 통해 고대사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하고 있다.
그 외에는 아직 후백제유적에 관한 조사 연구가 초기 단계여서 국가 사적지정 단계까지는 요원하다. 따라서 후백제 도성벽과 궁궐터로 추정되는 곳에 대한 전략적인 조사연구 계획 수립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와 같은 현황을 밝히는 이유는 최근 전주시에서 후백제 유산 조사연구, 정비 복원, 활용 관련 계획들을 발표하고 있는데 시민들께서 끈기 있게 지켜보고 함께 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함이다. 개별 유산을 국가유산으로 지정으로 지정하기도 어렵지만, 국가유산으로 지정된 유산이라 하더라도 그 성격과 형태를 등을 규명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다른 지역 사례를 소개한다.
익산 왕궁리유적은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에 의해 1988년부터 발굴이 시작되어 36년 동안 진행되고 있다. 그간 왕궁 궁장, 사찰 터, 궁으로 사용했을 건물지, 후원 등을 확인하였지만 아직도 궁으로 사용했을 건물지들의 성격과 배치를 규명하지 못하고 임시로 정비해둔 상태다.
부여 관북리에 있는 백제 왕궁유적 역시 4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발굴조사와 연구를 해오고 있지만, 궁의 범위도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이다. 다행히 왕궁지로 추정되는 부분은 최근 년에 매입을 완료하여 개발의 압력을 받지 않고 사유재산 침해 등 없이 조사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을 뿐이다. 이렇듯 조사·연구를 오래 하다 보니 먼저 조사된 지역은 가역성 있게 정비 활용되고 있다.
/노기환(온문화유산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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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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