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0월 16일 13시25분
오목대와 이목대를 서로 잇다
[원지의 문(文)·화(畵) 스케치] 15.오목육교
전주천 다리는 승암교(2004), 한벽교(1986), 남천교(2009), 싸전다리(1965), 매곡교(1994), 서천교(1997), 완산교(1970), 다가교(1981), 도토릿골교(1999), 구 진북교(1975), 쌍다리(어은1교, 1962), 어은교(어은2교, 1990), 진북교(1996), 서신교(1996), 백제교(1991), 사평교(2007), 가련교(1997), 추천교(2000), 그리고 또다른 오목교(1987)가 놓여 있다.
전주에 놓인 오목육는 인도교 설치를 위한 공사에 착수한 가운데 명칭 제정을 위한 시민공모와 전주시 명칭제정위원회 심의를 통해 인도교의 명칭을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1987년에 놓인 오목교가 있는 만큼 이름을 결정하는데 신중을 기해야 했다. 고유명사 즉 다리 이름이 2개가 될 수 없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오목1교, 오목2교로 불러야 함이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오목교의 글씨는 백담 백종희씨가 한글로 썼다. 인도교 오목교가 한옥마을뿐 아니라 인근 국립무형유산원, 남고산성 등 문화적, 역사적 관광구역까지 관광객의 외연 확대는 물론, 지속가능한 관광도시가 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
승암산에서 오목대로 이어지는 혈맥이 1931년경 전라선 철도가 생기면서 단절됐다. 당시 남원에서 전주로 들어오는 기차가 이곳만 지나면 속도가 느려져 기차에서 뛰어내린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던 중 전주 유림들의 혈맥잇기 의견으로 오목대와 이목대를 잇는 구름다리 오목교가 생겼는데, 그후로부터 기차 속도가 빨라졌다고 한다. 먼저 놓인 오목교는 1980년경 전라선 철길이 아중리로 이전되면서 기린로 확장 공사와 더불어 1987년말 다시 설치된 것이라고 한다.
'오목요대(梧木瑤臺)'는 ‘오목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말한다. '요대(瑤臺)'는 아름다울 '요(瑤)', '물건을 얹는 대(臺)'로 ‘옥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누대’를 의미한다. 오목대는 전주시 교동에 있으며, 다리 하나를 지나면 이목대와 만난다. 오목대는 전북 지방기념물 16호로 지정돼 있다. 이곳은 옛날에 오동나무와 배나무가 가득해 ‘오목대' 그리고 ‘이목대’라고 했다.
오목대는 전주이씨 시조의 위패를 봉안한 경기전에서 동북쪽으로 5백미터 지점 언덕에 있다. 남서쪽의 언덕 기슭은 벼랑을 이루고 있으며 옛날에는 전주천의 물줄기가 이 밑으로 흘렀다. 동쪽의 승암산에서 뻗어 오목대로 이어지는 산맥을 발산이라 한다. 발산은 오목대 뒤 중바위로 오르는 산을 말하기도 한다. 옛날에는 발산과 오목대는 이어진 산맥이었으나 전라선의 철도 부설로 단절됐다. 오목대는 비록 아담한 산이긴 하지만 다가산과 더불어 전주사람들에게는 가장 친근한 놀이터이다.
오목대는 언덕의 이름이 아닌 거의 비석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비각 주변으로 철제 담장이 둘러쳐져 있었으나 근래에 이를 모두 철거해 비각 앞까지 갈 수 있다. 오목대와 이목대는 전주이씨 발상지로서 여러가지 유서를 간직하고 있다. 조선 창업의 모든 설화가 여기에서 시작됐다.
오목대는 조선왕조의 모태와도 같은 곳이다. 바로 앞 육교를 건너면 70m 윗쪽으로 천주교의 성지 치명자산이 있는 승암산 발치에 이목대가 보인다. 건물이 있는 80m 아래쪽에 비석과 비각을 세웠다. 이목대 비각에는 고종의 친필로 새겨진 ‘목조대왕 구거 유지'라는 비석이 있는데 1900년(광조4년)에 세워진 것이다. 바로 이 도량이 조선태조 이성계의 5대조 목조 이안사의 유허로서 시조 이 한 때부터 목조에 이르기까지 누대를 이어오는 동안 전주의 토호로서 살았던 유적지이다.
이목대 위로 발길을 옮기면 자만동 금표(滋滿洞禁標)를 만날 수 있다. 전주시는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시의 유일한 금표인 자만동 금표(滋滿洞禁標, ‘자손의 번성과 출입금지를 뜻하며, 일반인들이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는 구역을 설정하여 알리는 표지)를 지금 당장, 한옥마을 지도에 표시하고, 좁은 골목에 끼어 있는 이 비석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방치되어 있는 만큼 보호각을 만드는 등 이를 관광자원으로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글=이종근·그림=원지(XU WE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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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1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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