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0월 15일 13시31분
채용신의 ‘고종황제 어진’, 몰입형 실감 전시로 살아나다
과천문화재단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갤러리마루·아라에서 2024년 기획전시 미디어아트 전시 시리즈 Ⅱ ‘몰입미감’
'고종 황제 어진'은 조선 후기의 초상화가 채용신이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어진의 크기는 세로 137.0㎝, 가로 70.0㎝이며 비단에 채색되어 있다. 익선관에 곤룡포를 입고 정면으로 의자에 앉은 전신교의좌상이라는 점에서 석지 채용신의 작품으로 판단된다. 익선관은 은은한 발색효과를 주어 입체감을 살리고 얼굴은 비교적 밝은 색으로 공들여 채색하여 역시 입체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곤룡포는 황제를 상징하는 황색으로 처리했다.
또, 어진에서 고종황제는 요대를 둘렀으며 오른손은 홀을 잡고, 왼손은 자연스럽게 무릎에 올린 모습을 그려냈다.
고종황제는 좌우에 용두를 장식한 의자에 앉아 있다. 무릎 사이에는“임자생 갑자원년등국(壬子生甲子元年登國)”이라 쓰인 호패가 늘어뜨려 있다.어진 뒤에는 일월오봉도 병풍이 표현되어 있다. 오른쪽 우측에는“광무황제사십구세어용(光武皇帝四十九歲御容)”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채용신의 초명은 동근(東根). 호는 석지(石芝)·석강(石江)·정산(定山)이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무과에 급제, 무관직을 맡기도 하고 고종의 어진을 그려 군수를 역임했으나 1906년에 관직을 그만두고 56세때 전주로 낙향했다. 그는 선대의 고향인 전북으로 내려와 익산, 김제 등지에 거주하면서 오로지 그림을 그리는 일에 몰두했다. 1909년엔 금마면으로 거처를 옮기고 '금마산방(金馬山房)'을 운영했다. 1923년엔 정읍시 신태인읍으로 이주, '채석강도화소(蔡石江圖畵所)'를 만들고 주문 제작 방식의 초상화 전문 공방을 운영했다. 그는 1941년 정읍에서 생을 마감했다.
과천문화재단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이 지난 8일부터 26일까지 과천시민회관 갤러리마루·아라에서 2024년 기획전시로 미디어아트 전시 시리즈 Ⅱ ‘몰입미감’을 선보인다.
‘몰입미감’은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14만여 명이 관람한 미디어아트 전시다. 한국과 아시아의 근대미술 작품을 디지털 콘텐츠로 담아낸 몰입형 실감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몰입미감’ 콘텐츠 중 상호작용 기술을 적용한 참여형 체험 위주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몰입미감 2부 ‘체험, 손끝에 새기다’ 주제 부문에서 김중현 작가의 ‘정물(꽃)’과 ‘춘양’, 채용신 작가의 ‘고종황제 어진’을 만날 수 있다. 또 광주 지역을 대표하는 회화 작가인 허달재 화백의 ‘매화’ 영상 작품도 설치했다.
이에 앞서 재단은 지난 8월 16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경남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몰입미감'전시를 개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김선옥 사장은 "전시 '몰입미감'은 한국 근대 회화 작품과 미디어아트가 공존하는 ACC의 우수한 융복합 전시이다"며 "상호작용 기술로 체험이 가능한 이번 전시를 여러 지역민들이 함께 체험하고 향유하길 바란다"고 했다. 과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작품에 대한 높은 이해와 해석을 기반으로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를 직관적으로 풀어내고, 어린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관람객 눈높이에 맞춰 전시를 구성해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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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1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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