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박기수 - 2024년 10월 15일 11시01분
'우주의 생명과 사랑...묵의 오묘함에 빠지다' 아남 배옥영 6번째 전시회, '먹, 그리고..'전(展)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개최
청목미술관 초대전으로 펼쳐질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영혼이 만들어낸 우주를 ‘먹’이라는 한없이 오묘하고 신비로운 소재를 빌려 표현한 주옥과 같은 작품들이관객들을 찾아간다.
"나는 인생의 해질녘 서편 하늘을 물들이는 장엄한 노을 앞에 서 있습니다.
지금쯤은 나의 우주도 선현들처럼 마음자리는 진정 드넓고 여유롭게 푸른 산이 그대로 그림이 되고, 맑은 물은 저 홀로 거문고 소리를 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남 배옥영작가는 "올 한해는 유난히도 바쁜 시간 열차를 달려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창한 봄날 교동미술관에서의 전시도 대만에서의 초대전도 내게는 감사 자체였다"며 "소중한 시절 인연에 깊이 감사하고 생명과 사랑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과 소통하기 위해 부끄럽지만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지상초대장을 전했다.
이번 전시작품의 예술적 특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배 작가는 "지난 2022년 서울 인사동에서의 초대전 '遊- 길을 묻다'에서 저는 내가 놀고 있는 모든 것들을 총망라해서 정리해본다는데 의미를 두었다"며 "소재의 벽을 허물기 위해 돌, 나무, 플라스틱, 화선지, 순지, 광목 등등 다양한 소재와 안료, 다양한 도구의 활용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 작가는 "장르의 경계를 벗어나고자 서예, 동양화, 민화, 문인화, 수채화 등등 기법과 화법의 경계에서 자유로워 지고 그동안 제 자신이 지녔던 심미의식을 형상화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배 작가는 "이번 2024 전시에서는 ' 먹'에 주력해 문인화가 지니고 있는 강하고 단순한 처리와 동양화가 지니고 있는 깊은 사유적 표현, 수채화가 지니고 있는 물을 이용한 신비로운 번짐과 변화, 먹 번짐, 물 올림 등등을 소재와 먹과 물과 붓의 텃치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내는 융합의 변곡점에서 벌어지는 오묘함을 이용한 동양적 색채와 사유를 표현하기 위해 먹과 수없이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와 타협과 대화로 많은 밤을 지새웠다"고 털어놨다.
배 작가는 "또 하나의 쉼표를 찍으면서 가을 새벽 처마에 얽힌 거미줄에 붙들려있는 작고 영롱한 이슬 알갱이 그 깜찍한 비례며 앙증맞은 짜임새도 경이롭지만 알알이 비치는 방울방울 그 속 마다에 제각기 저마다의 우주가 숨어있다"며 "무릇 그림이란 마음 가는 바를 따르는 것이라(夫畵者 從于心者也)라 하였으니, 지금 이 순간을 숨 쉬고 있는 저의 영혼이 만들어낸 우주를 ‘먹’이라는 한없이 오묘하고 신비로운 소재를 빌려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배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예를 전공한 후 곧바로 대만으로 유학길에 올라 대만 중국문화대학 대학원에서 고문자학을 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전남대학 인문학대학원에서 동양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마쳤다.
이후 배 작가는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초대전을 개최했으며 현재 대만에서도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한편 배 작가는 '주대의 상제의식과 유학사상' '서예이론과 실기'등 다양한 저서를 발간했다.
/정읍=박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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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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