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0월 10일 14시55분
[전북의창] 지역이 죽는다
이미 지방소멸 이야기가 나온다.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곳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46%인 105곳이다. 2021년에는 이 중 89곳이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되어 2022년부터 ‘소멸 대응 기금’을 지원받기 시작했다. 전북을 보면 14개 시군 중 정읍시를 포함해 무려 10곳이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런 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정부와 중앙정치권은 갖가지 정책과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 연구도, 그 연구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다. 그러니 당분간 지역소멸의 경고는 계속될 것 같다. 조금씩이라도 진전된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인데, 지역에 대한 대통령의 공약조차도 슬그머니 없어지는 지금의 시대는 그저 ‘불신의 시대’다. 선거할 때만 되면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면서 중앙과 지방을 막론하고 수많은 구호와 공약들이 남발되지만 결국은 도로 수도권 편중이다.
국회에서 만들어진 지역을 살리는 처방들은 수도권에 편중된 인구를 중시하는 정책과, 그 안에 살고 있는 기득권 시민들의 벽에 막혀 폐기되기 일쑤다. 중앙정치권이 이렇다면 이건 지역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누군가 기발한 생각으로 그 지역에 맞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예산권을 독립하지 못한 채 중앙에 종속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언 발에 오줌을 누는 정도의 지원과 생색내기에 불과한 정책이 전부다.
그 예 중 하나가 고향사랑기부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의 현재 주소지를 제외하고 자기 고향이나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여 세액 공제 및 답례품 등의 혜택을 받는 제도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소멸 해소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기부 상한액의 제한, 중앙 정부의 과도한 규제 개입 등의 운영상 허점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 제도가 안착하려면 지방정부의 권한이 확장되면서,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하여 운영하는 등의 자율권이 보장되어야 제도 시행의 취지에도 맞고 기부제 또한 활성화 되어서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라는 지적들이다.
그렇기에 지역에서도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매년 그렇지만 지역소멸에 대한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며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교육 협치를 통한 인재 양성과 농촌 유학 활성화, 외국인 취업비자 제도 개선 등 인구를 늘리려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이 문제는 정부와 광역단체, 지역이 함께 하지 않으면 해결해 낼 수 없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권과 행정, 소속 시민들이 모두 함께 지혜를 모을 때 해법은 더욱 다양해지고, 제시된 방법들에 대한 실현 가능성 또한 높아질 것이다.
관련해 우선하여 고려해 보아야 할 지점이, 각 지역이 보유한 고유한 문화의 개발일 것이다. 정주 인력 확대가 원천적인 문제라면 교류와 관계 인구가 그 대안이 될 수 있고. 이를 실행 해 낼 방법은 그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문화 확대 정책이 될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 문화 재정이 계속해서 축소되고, 시민 중심에서 소수의 전문가 지원으로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책의 시행은 행정이 하지만, 법 제정 등 의결권을 가진 국회와 정치권이 여·야를 떠나 충실히 살펴볼 문제다. 그런 다음 지역에 맡기는 문화 자원의 발굴과 지원이 필요하며, 행정이 지역 주민 스스로 지역의 문화 활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주민 주도의 문화 행사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한 문화 인프라 구축도 빠트리지 않아야 한다.
또 지역 내 다양한 문화 단체, 예술가, 주민 간의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유도 해야 하며 이런 정도를 통해 그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로 자리를 잡도록 할 때 관광객은 늘어날 것이고, 일정 부분의 지역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기에 최소한의 지역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조영동(정읍문화도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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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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