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0월 10일 14시31분
[온누리] '완판본과 방각본'
이와 함께 산발적으로 보관되고 있는 완판본을 비롯한 호남의 다양한 판본과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 보관, 정리하고 일목요연하게 자료로 보존해 전승하고 새로운 창작의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실제로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모임도 시작된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선시대 전주에서 출판된 책을 완판본(完板本)이라고 하고 민간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인쇄한 책을 방각본(坊刻本)이라 한다.
지난달 19일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판본문화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태영 전북대학교 명예교수는 "조선 후기 전주를 비롯한 호남의 인쇄문화는 전국 최고의 수준이었다. 특히 개화기 이후의 전주 방각본은 서울의 그것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수준과 질이 높았다"며 "그러나 자아도취의 순간에 서울에서는 납활자가 대체되고 인쇄시스템이 갖춰지면서 1920년을 기점으로 전주는 문을 닫게 됐다"고 진단해 주목 받았다.
조선 완판본과 방각본의 고장 전주에서 이와관련한 뜻깊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전주박물관이 국립한글박물관과 함께 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임을 따라 갈까부다-조선의 베스트셀러 한양가와 춘향전'을 공동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23년 국립한글박물관 기획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 지역 순회전으로,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2024년 10월 1일부터 2025년 1월 5일까지 열리고 있다.
지난 7일 국립전주박물관에는 전시회를 보려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줄을 이어 성공적인 결과를 예감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부 '아름다운 수도, 한양을 노래하다'에서 왕의 공간인 궁궐과 나라 살림을 맡은 관청‧처소 사람들의 소개와 관련 유물들을 함께 볼 수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2부 '활기차다 한양거리, 번화하고 신기하다'에서는 관아가 있는 육조거리, 왁자지껄 시장, 별감의 승전놀음, 왕의 능행길, 궁에서 열린 과거시험장 풍경을 관련 유물과 인터랙티브 영상을 통해 입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어 3부 '향긋한 이야기 꽃, 완산에서 피어나다'는 전라감영에서 만든 책 완영본과 전주지역의 책방에서 만든 책 방각본을 통해 전주지역의 출판문화를 소개하고, 한글 고전소설의 대표작 '춘향전'의 다양한 모습과 관련 유물들로 구성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가 조선후기 최고의 인쇄 메카인 전주 판본들의 학술적 가치를 집대성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정종인(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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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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