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0월 06일 14시02분
[온누리]중일전쟁
근대 이후 중국과 일본은 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다투었다. 역대 중국에서 보면 일본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일본이 중국과 맞붙기 시작한 것은 메이지유신 이후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근대화를 이룬 일본은 점차 제국주의 야욕을 드러냈다.
그 매개는 바로 한반도였다. 일본은 중국의 속국이던 조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1876년 청의 간섭을 배제한 채 조일수호조규를 체결한다. 대국인 청나라의 반응을 살피고자 슬쩍 간을 본 것이다. 그러자 청 역시 서양과도 조약을 맺도록 조선에 조언한다.
임오군란과 갑신정변 등을 거치며 양국은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그러다 1894년 7월 23일 일본은 경복궁을 짓밟고, 이틀 후 아산만 앞 풍도에 있던 청의 해군을 기습한다. 또 충남 성환에 주둔한 청군을 공격해 제압했다. 이 풍도해전과 성환전투로 청일전쟁이 발발했다.
예상과 달리 청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패한 청은 시모노세키 조약으로 타이완과 펑후섬을 일본에 내주고, 2억 냥의 배상금까지 지불한다. 신해혁명으로 청이 무너지고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섰다. 그러나 일본의 대륙침략 야욕은 계속 불탔다. 1937년 자신들이 조작한 일본군 사망을 빌미로 중국을 침략했다. 전세가 일본의 일방적 우위로 나가자 싸우던 공산당과 국민당이 합심해 대항한다.
이 국공합작에 전쟁이 제2차대전으로 이어졌다. 전쟁 중 일본군의 학살과 방화, 약탈은 무자비했다. 이 살광(殺光), 소광(燒光), 창광(搶光)을 삼광작전이라 하는데, 이를 통해 중국인 1,200만 명이 학살당했다. 패전국인 일본은 이후 식민자본과 기술로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중국은 다시 내전으로 앓는다. 그리고 공산당이 승리했지만, 공고한 사회주의 체제로 경제 문화적으로 낙후돼 갔다.
1980년대 등소평은 일부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는 개혁개방으로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실용주의 노선에 이른바 ‘굴기’를 내세워 중국은 최근 미국과 대등한 위상을 가지려 하고 있다. 이제 중국은 명실상부한 G2이다. 일본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것이다.
동일본대지진은 일본 침몰의 서막과 같았다. 이후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수, 코로나로 인한 무관중 올림픽 등으로 힘을 잃어갔다. 일대일로를 중심으로 굴기하는 중국과 대조가 된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로 일본 수산물을 금수했던 중국이 이를 해제했다. 일본인들의 반중 감정과 중국 내 수산물값 상승 때문이다. 이로 두 나라가 화해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채 5일도 안 돼 중국이 일본 영공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일본 자위대 함정 역시 대만해역을 통과함으로써 중국을 자극했다.
중국은 자신을 위협하는 아시아판 나토 추진을 반대하고 있고,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등을 이유로 쿼드와 한미일 안보 동맹 등으로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 미국의 변수와 함께 아시아의 패권을 노리는 해묵은 중국과 일본의 갈등, 즉 중일전쟁은 현재 진행형인 것처럼 보인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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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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