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0월 03일 15시06분
임대 보증금 떼일라…전북 전월세 71% '깡통주택'
-집값 대비 부채비율 전국 최악인 평균 91%-주담대-갭투자 등 성행에 전세사기도 속출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춘석 의원(익산갑·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8~2024.8) 임대보증금보증에 가입한 전국 임대사업자 총 130만9,824세대의 부채비율은 평균 78.4%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채비율은 집값 대비 담보설정액과 임대보증금, 즉 임대인의 부채 비율을 일컫는 말로 통상 80%를 초과하면 깡통주택으로 분류된다. 쉽게 말하자면 집값 하락, 또는 대출 연체로 경매에 넘어간다면 임차인은 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전북지역은 문제의 깡통주택 비중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실제로 도내 임대사업자(6만1,954세대)의 집값 대비 부채비율은 평균 90.7%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 가운데 부채비율이 80%를 초과한 깡통주택 또한 전체 70.9%(4만3,905세대)를 차지해 전국 1위, 90%를 넘어선 사례도 56.4%(3만4,960세대)에 달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도내 임대주택은 전세사기 사건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주담대나 갭투자 등을 활용해 내돈 없이 임대업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적지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전북 다음으론 강원(88.6%·이하 평균 부채비율), 경남(87.4%), 경북(86.7%), 부산(85.7%), 충남(85.2%), 전남(85.0%), 광주(81.1%) 등이 높았다. 반면, 세종(33.4%)을 비롯해 인천(51.0%)과 울산(55.4%)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연스레 곳곳에서 임대보증금 보증사고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최근 3년여간(2021.1~2024.8) 문제의 보증사고는 전국적으로 총 1만3,567세대, 그 사고액은 무려 2조8,969억 원대로 추산됐다.
더욱이 지난해의 경우 총 5,979세대에서 보증사고가 터져 전년대비 약 6.6배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8월말 현재 이보다 더 많은 모두 6,162세대를 기록해 역대 최악의 상황이 우려됐다.
이렇다보니 보다 강화된 주거안정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춘석 의원은 “전국 각지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사고와 대위변제 또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고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강화할 금융지원도 차질 없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교통부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를 설치한 지난해 6월부터 올 8월 사이 전세사기 피해자로 공식 인정된 전북지역 세입자는 모두 204명, 그 피해액은 총 137억 원대에 달했다.
거주지별론 전주(86명)가 가장 많았고 군산(55명), 완주(43명), 익산(15명) 등의 순이다.
이중에서도 군산 A아파트(47명)와 완주 B아파트(42명) 피해자들의 경우 보증금 회수 자체가 곤란한 임대인과 금융사간 담보신탁 사기사건에 휘말려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며 울분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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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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