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0월 01일 14시41분
전북, 월급 올랐지만 생활은 더 팍팍
-고물가에 실질임금 제자리걸음-전국 최저 수준인 평균 303만원
-구매력 저하-탈전북 가속화 우려
고물가 파동에 직격탄 맞아 월급봉투가 얇아진 전북 직장인들의 실질임금이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그 증가폭은 여전히 전국 평균 3분의1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국 시도별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노동력과 임금근로시간’을 조사한 결과 전북지역 명목상 임금 총액은 지난 4월 기준 평균 345만 원대를 보여 전년동월 대비 약 3.4%(11만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같은 증가율은 전국 평균(4.4%)보다 1%포인트 가량 낮았다. 자연스레 지역간 임금(전국 평균 410만원)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전국 17개 시·도를 줄세운다면 전북은 제주(322만원), 강원(340만원)과 함께 나란히 국내 3대 저임금 지역으로 분류됐다. 최상위권인 서울(459만원), 울산(454만원) 등과 비교한다면 무려 100만원 이상 적었다.
줄곧 중하권을 맴돌던 충남(438만원) 또한 단숨에 두자릿수 증가율(14.8%)을 타고 전국 3대 고임금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현지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임금협상 타결금이 조사 시점(4월)에 지급된 영향이라고 노동부측은 설명했다.
전북지역 근로자들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 수준 또한 매우 낮았다. 지방에 살면 명목상 임금은 적더라도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돈의 가치가 클 것이란 생각은 오판이란 얘기다.
실제로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를 고려한 실질임금은 전국 평균(359만원)과 거리가 먼 약 303만 원에 불과했다. 이또한 제주(283만원), 강원(294만원)과 함께 전국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역대급 감소율(-1.4%)을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0.4%(1만원) 가량 오름세를 보였지만 전국 평균 증가율(1.5%)에는 크게 못미쳤다.
그만큼 도내 물가 상승률은 임금 상승률만큼 가팔랐고 그 충격파 또한 타지방보다 한층 더 큰 셈이다.
이렇다보니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형태인 고질적인 저임금 노동시장 개혁 필요성도 거듭 제기됐다. 저임금 고착화는 구매력 저하와 청년층 출향행렬 등 악순환을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다.
조용화 전북노동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질 낮은 노동시장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은 노동 집약적이면서 영세한 사업체가 많은 지역적 특수성, 그런 노동환경 개선보다는 대기업 유치나 일자리 숫자 늘리기에 집중하는 형태인 지자체의 노동정책 등이 맞물려 빚어진 복합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지금처럼 계속 노동의 질은 도외시 한 채 양적 성장에만 치중한다면 노동환경은 더 크게 악화되고 노동자들 또한 더 좋은 노동환경을 찾아 떠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인 청년 노동자들 사이에 임금 상승이나 처우 개선과 같은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지, 타지방보다 노동환경이 열악한 전북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지 등을 놓고 막막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않은 실정”이라며 “앞으로의 지방 노동정책은 노동자들, 특히 청년층이 지역에 터잡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노동환경과 정주여건을 동시에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춰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도내 직장인들의 임금은 업종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명목상 임금 총액을 기준 삼았을때 금융·보험업(591만원)이 가장 많았고, 전기·가스·증기·공기조절공급업(480만원), 정보통신업(437만원), 수도·하수·폐기물업(423만원) 등이 뒤이었다.
반대로 건설업(329만여원), 도소매업(300만원), 보건사회복지업(288만원), 예술스포츠업(270만원), 개인서비스업(243만원) 등은 전업종 평균을 밑돌았고 숙박·음식점업(231만원)이 가장 적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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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10-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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