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9월 26일 15시23분
지방 이전기업 상속세 면제 '부자감세 vs 먹사니즘'
-비수도권 민주당 시도지사 정부 세제 개편안 지지-투자촉진을 통한 균형발전, 즉 먹사니즘 정책 판단
-부자만 배불리는 부자감세 반발해온 민주당은 난감
전주나 김제 등 일부 지방도시에 지정된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는 수도권 기업에 한해 상속세를 면제해주는 정책은 부자만 배불리는 ‘부자감세’로 봐야할까, 아니면 먹고사는 경제구조를 만드는데 불가피한 ‘먹사니즘’으로 봐야할까.
26일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비수도권 시도지사들은 여야를 향해 이 같은 기회발전특구 이전기업 가업상속세 면제 정책은 민생과 균형발전에 도움될 수 있는 먹고사는 경제문제, 즉 먹사니즘으로 봐야 한다며 관련법 처리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전날(25일) 이런 내용의 공동 건의문을 같은당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전달한 사실 또한 공개한 채 야권의 전향적인 검토를 호소했다. 야권의 우려가 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나 상속증여세 최고세율 인하 등과 같은 부자감세 논란과는 결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앞으로 국가균형발전 전략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지방에 경제생태계를 구성할 수 있는 프론티어 기업, 앵커기업이 필요한데, 바로 가업상속세 면제와 같은 정책은 이들을 유치하는데 힘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부자감세 논란에 대해선 “지방의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할 경우에 한해서란 조건은 그 자체가 투자와 생산, 고용창출 활동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가업상속 공제제도는 기업의 고유한 생산적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자산에 대해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는 원칙과 가치를 지키면서, 동시에 지방의 경쟁력 확보와 지방소멸위기 대응이란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지렛대로 선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말 이런 내용이 포함된 세법 개편안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그 제안자인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회의측은 즉각 환영했다.
개편안은 수도권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본사나 사업장을 전국 기회발전특구로 이전하거나 창업한다면 가업 상속세를 전액 면제하도록 했다. 현재 공제 한도액은 최대 600억원, 이마저도 중견기업의 경우 매출액 5,000억원 미만에 한해 공제가 적용된다는 점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그만큼 수도권 기업 지방이전이 촉진될 것이란 기대다. 즉, 기회발전특구가 그 최대 수혜자로 떠오른 셈이다.
현재 도내 기회발전특구는 △전주 친환경첨단복합산단 3-1단계와 탄소소재국가산단 △익산 제3일반산단과 국가식품클러스터 1단계 △정읍 첨단과학일반산단 △김제 지평선 제2일반산단과 백구일반산단 등 모두 7곳이 지정된 상태다. 그 면적은 축구장 약 409배(2.92㎢) 규모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기회발전특구의 실효성을 높이고 파급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가업상속 공제 확대 등과 같은 과감한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지방의 경쟁력 확보와 지방소멸위기 대응이란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균형발전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반드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지방이 소멸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골든타임이자 지방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며 그 당위성과 시급성도 강조했다.
한편, 부자감세와 먹사니즘이 충돌한 형국인 지방 이전기업 상속세 면제안은 오는 30일 예정된 영호남 시도지사와 국회의원간 간담회 등에서도 공론화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정성학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9-27 1면
http://sjbnews.com/828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