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9월 25일 15시14분
요양병원 환자가 농사를?…'가짜 농민' 의혹 수천명
도내 공익 직불금 신청자 6,998명 실경작 의심애먼돈 노린 장기요양자와 관외거주자 등 조사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25일 현재 도내 공익 직불금 신청자는 모두 14만5,000여명(3,237억여원), 이 가운데 6,998명이 부정 수급이 의심돼 조사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익 직불금은 농사를 짓기 때문에 지속될 수 있는 환경보전, 식량안보, 농촌유지 등 공익적 기능을 증진하고 농업인의 소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급되는 보조금을 일컫는다.
중요한 것은 실제 농사를 짓는 경작자에게 지급된다는 점이다. 농경지 소유 여부는 의미가 없다.
바로, 부정 신청 의심자들의 경우 서류상으로만 농업인 행세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류된 사례들이다.
실제로 신청자 중 일부는 고령이나 지병으로 요양병원, 또는 자택에서 오랜기간 몸을 추스르고 있는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 몸을 가눌 기력도 없는데 어떻게 농사를 짓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런가하면 농경지와 거주지가 너무 멀어서 실경작이 의심되는 관외 거주자도 적지않았다. 관외 거주자는 농경지에서 최소 50㎞ 이상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을 지칭한다.
동일한 농지를 놓고 문제의 공익 직불금 신청자와 재해보험 가입자가 서로 다른 경우도 나왔다. 둘 중 하나는 실경작자가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 대목이다.
이밖에도 다양한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지역별론 익산시(1,027명)가 가장 많았고 남원시(924명), 정읍시(785명), 김제시(749명), 고창군(644명) 등의 순이다.
전북자치도는 시·군, 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등과 함께 다음달 초까지 이들의 실경작 여부에 관한 조사를 마무리 짓고 부정 신청자를 최종 가려내겠다는 계획이다.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최장 8년간 직불금 등록이 제한되고 5배 이내의 제재 부가금이 부과될 수 있다. 고의적인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최재용 도 농생명축산산업국장은 “공익 직불금은 단순히 신청만 하면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니다”며 “실제 영농활동을 통해 공익적 기능을 성실히 수행한 농업인에게만 지급되는 보상임을 널리 알리고 농가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수령 의심 사례는 시·군 신고센터나 농산물품질관리원 부정수급 콜센터(1334)에 신고해줄 것도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도내에서 적발된 위법 사례는 모두 518건에 약 1억3,000만 원대에 달했다.
/정성학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9-26 1면
http://sjbnews.com/828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