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9월 12일 14시59분
[전북의 창]우리들의 추석
민속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얼마 남지 않았다. 본래 한가위는 한국 전통 명절의 하나로서, 예부터 전통적으로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조상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한편 가족과 함께 정과 기쁨을 나누는 특별한 날이다.
그런데 한가위가 이런 전통적인 의미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가족 간 갈등이 드러날 때가 있다. 오랜만에 가족이 모이는 자리여서 마냥 즐겁기만 해야 할 텐데 어느 순간 서로 간의 기대와 요구가 충돌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인간이 살면서 화(火)가 많은 사회적 환경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얻게 된 단편인 듯하다.
살펴보면, 현대 사회는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화를 내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개인 간의 갈등에서부터, 일터에서의 스트레스, 정치적 사회적 논쟁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감정적으로 자극받으며 화를 내고 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쉽게 화를 내게 되었나? 이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사회 구조와 문화적 요인에서 비롯되는 것일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오늘날의 사회는 경쟁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학업에서의 성적 경쟁, 직장에서의 성과에 대한 압박, 심지어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되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불안과 분노를 느끼도록 한다. 그 결과, 자신이 뒤처진다고 느낄 때 좌절과 분노가 생긴다.
또 기술의 발전은 분명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많은 자극과 정보 과부하를 가져왔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뉴스, 광고, 댓글에 노출되고, 그중에는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 내용이 넘쳐난다. 인터넷 공간은 편리성과 함께 화를 쉽게 표현하는 곳으로 변질되었다. 이런 공격성과 정보의 과부하는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주면서 작은 자극에도 쉽게 화를 내게 하곤 한다.
소통이 부족한 것도 이유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고 반대로 상대방의 강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소통의 부재는 갈등을 키우고 화를 부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사회 속에서 느끼는 불평등과 불안감은 현대인의 분노를 부추기는 큰 요인이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취업난, 사회적 지위에 대한 불안은 사람들을 더 불안하고 예민하게 만든다. 높은 실업률. 주거비 상승, 빈부 격차의 확대 등은 사람들에게 생존의 붙안을 주고, 이는 화를 쉽게 불러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화를 부르는 여러 요소로 가득 차 있다. 그렇기에 개인의 노력만으로 화를 다스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화를 다스리는 새로운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 즉, 직장과 학교에서 감정적 회복 시간을 보장하고, 감정 노동에 대해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지원하는 제도의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개인 간의 감정 소통을 촉진하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의 확산을 통해 소통의 질을 높여야 한다.
또 경쟁보다는 협력 중심의 사회조성을 통해 성과보다 인간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결국 화를 줄여 보다 나아지는 사회적 환경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며, 사회적 구조와 문화를 통해 개인이 더 건강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다스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계기는 우리 가족이 모이는 명절을 통해 우리 가족이 먼저 선행하고자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발 물러서서 생각하고, 살펴보는 자세를 갖기 위한 시작점이 바로 우리들의 추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조영동(정읍문화도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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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9-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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