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 가르침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소통의 자세
법륜스님의 유튜브 채널은 147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총 2,300개가 넘는 영상 게시와 9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다고 알려졌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은 일반 대중과의 소통 방식으로 질문자의 질문을 이야기 형식으로 매우 단순하고 직관적이지만, 깊은 통찰을 담아 답을 찾아주곤 한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 보이는 몇 가지 주요 패턴과 방식을 살펴보면 첫째, 즉각적이고 간결한 답변이다. 그의 답변은 문제의 본질을 바로 짚으며 직설적이고 현실적이다. 복잡하거나 철학적 이론에 의존하지 않고, 질문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답변을 단순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둘째,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한 통찰이다. 법륜스님의 답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패턴 중 하나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편이 저를 자꾸 화나게 해요"라는 질문에 대해서, 법륜스님은 남편의 행동에 집중하기보다는 "당신이 왜 그 말에 화가 나는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세요"라는 식으로 문제의 근원을 자기 내면에서 찾도록 유도한다. 이는 상대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불교적 접근을 반영한 것입니다. 셋째, 법륜스님은 많은 경우 내려놓기와 비움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고민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자신이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자주 드러낸다. 그러므로 자신의 욕심이나 집착을 내려놓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자녀 교육 문제나 부부 갈등과 관련된 질문에서 스님은 "기대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는 기대나 집착에서 벗어날 때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불교적 교훈을 바탕으로 한 답변이다. 넷째, 질문자에게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법륜스님은 때로는 직접적인 답변을 주기보다는 질문자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 이는 질문자가 자신의 문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답을 스스로 깨닫도록 종종 질문을 다시 질문자에게 던지거나,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여 답을 찾도록 유도한다. 이는 불교에서 강조하는 자각과 깨달음을 중시하는 방식이다. 다섯째, 질문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적인 비유나 현실적인 예시를 자주 사용한다. 복잡한 철학적 개념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단순한 이야기나 경험으로 풀어내어 사람들이 바로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직장 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할 때, 스님은 "직장에서 서로 다투는 것은 마치 집에서 부부가 싸우는 것과 같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이해하고 상대를 내려놓으면 더 평화롭게 지낼 수 있지 않겠어요?" 같은 식으로 일상적인 경험을 들어 설명한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은 간결하면서도 심오한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형식이다. 문제를 외부에서 찾기보다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스스로 변화할 것을 권유하는 패턴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내면에서 찾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중요한 정신적, 심리적 지지 역할을 했다. 즉문즉설의 소통방식은 질문자와의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반면, 정치인들은 주로 연설, 미디어, 정책 발표 등을 통해 대중을 상대로 소통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개인적인 소통을 통해 국민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정치인들은 대개 국민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렇게 다가가는 소통 방식은 정치인과 국민 간의 신뢰를 쌓고, 국민들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 역사상 유일한 4선 대통령으로 제32대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D. 루즈벨트는 '노변 담화(Fireside Chats)'로 유명하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경제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현실적인 설명과 메시지를 전달했다. 루즈벨트는 이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말을 걸듯이 개인적인 어조로 소통했으며, 이는 국민들로 하여금 정부와 대통령이 자신들과 함께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었다.
불통의 시대라 불리는 작금의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뱃머리가 어디로 향할지 온 국민은 궁금하고 불안하다.
불통의 정치는 결국 신뢰의 위기로 이어진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반영하는 정치만이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다. 윤석열 정부는 법륜스님의 소통 방식을 본받아 국민의 마음을 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김상근(고려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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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9-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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