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9월 11일 14시26분
'민화, 비상의 꿈을 꾼다’
전북민화회, 전북특별자치도청 1층 전시실서 ‘제15회 정기회원전
‘다시 민화야 날아보자’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수연의 '화조도', 김연아의 '화접도', 김종숙의 '장생도' 등 33점을 전시, 대중과의 소통에 초점을 두고 있다.
전시는 건강·장수·출세를 기원하는 모란도, 화접도, 공작도 등 소박하면서도 해학과 웃음, 삶의 지혜를 담고 세밀한 필치와 깊이 있는 색감을 통해 전통 민화를 계승하고 현대적 표현 방식을 더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무엇보다도 민화에 새로운 해석과 응용, 재미있는 상상력이 가미했다. 이들은 민화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소재를 활용, 작품을 완성했다.
민화의 아름다움과 전통의 멋스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지나가는 가을을 더욱 더 풍성하게 보낼 수 있도록 작업했다. 전시실에는 참여 작가들이 지난 겨울과 봄, 여름 내내 정성들여 준비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코로나 이후 도내 예술인들이 마주한 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소소(炤炤: 밝게 빛나다)하고 호호(好好: 아름답다)한 민화들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병풍에 들어갈 법한 '일월오봉도'부터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고양이까지 전통적이며 고풍스러운 그림들은 민화의 멋스러움을 뽐내고 있다. 때론 꽃, 새, 과일을 그려넣어 기원의 의미도 담았다. 민화의 다양한 상징과 기호는 막연한 아름다움이 아닌 구체적인 행복을 기원한다. 민화의 메타포(은유)로 인간이 가진 바람과 정서, 사상적 배경을 연결한다.‘
어해도’엔 풍요와 번창의 상징인 물고기가 연못을 헤엄치고 있다. 수풀을 헤치며 무리지어 있는 물고기들은 미끄러지듯 직선으로 화면을 가르며 복을 기원한다. ‘연화도’엔 고귀함을 상징하는 연꽃이 탐스럽게 피어 담백하면서 단아한 멋을 전한다.
‘운룡도’는 화면을 가득 메운 용이 상서로운 구름에 둘러싸인 채 여의주를 움켜잡은 발톱이 인상적이다. 원색적인 색채와 얼굴의 자세한 묘사가 민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며 용의 표정이 극적이면서 해학적이다.
참여 작가는 김연수, 김연아, 김종숙, 박애영, 송승연, 신윤서, 신혜영, 안숙영, 양선례, 유경희, 윤미순, 윤현덕, 이경숙, 이미란, 이수향, 이숙, 이순덕, 이은경, 이자람, 이정임, 이해영, 이현숙, 장창영, 정순옥, 정우남, 정은희, 정진경, 정향자, 조재원, 최은하, 최정숙, 최해영, 홍사름이다.
김수연 회장은 “오래 준비한 자식 같은 작품을 선보이는 마음은 늘 조심스럽다”며 “작품이 전하는 한겨울의 신산함과 새봄의 파릇함, 여름의 초록 물결, 가을의 넉넉함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최근 민화 분야에 세계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는 등 양적·질적으로 많은 성장이 있었지만, 대중과의 소통의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었다”면서 “이번 전시로 시민들과 소통을 장이 만들어지기를 꿈꾸며 기획했다”고 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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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9-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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