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9월 05일 10시50분
[금요수필]추석은 우리의 명절
윤재석
산야가 푸르다. 엊그제 모심기로 분주하였는데 어느덧 벼는 출수 준비를 하고 있다. 벼 포기마다 볼록볼록 벼 이삭을 품고 있다. 봄부터 열심히 가꾸어 온 농부는 저절로 흥이 날법하다. 풍년이 들어야 먹을거리가 풍부하여 인심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과수원의 사과가 푸른빛을 머금고 있다. 가을 햇살을 받으면서 빨갛게 익어갈 모습을 보게 될 것 같다.
9월은 추석 명절이 있는 달이다. 전통으로 내려온 우리의 최대 명절이다.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새로 지은 햇곡식과 과일 등으로 차례상을 차려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행사를 치른다. 우리 조상 대대로 내려온 고유의 명절이다. 이날은 가족이 모여 일년내 만나지 못하여 궁금하던 일을 털어놓고 담소를 즐기는 가족이 누리는 행복 잔치 날이다. 이러한 우리의 미풍양속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점점 빛을 잃을까 싶다. 그래도 추석 명절에는 환경이 어려운 이웃을 찾아 위로하고 함께 명절을 즐기는 훈훈한 풍습은 여전하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한데 어울려 살던 가족 사회가 변했다. 한집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자가 함께 살던 시대가 바뀌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더 나은 삶의 터전을 찾아 농촌에서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나서면서 우리의 가족 사회가 변했다. 젊은이는 결혼을 서두르지 않고 자녀는 하나 아니면 둘만 낳는다. 생활의 경제 규모는 커서 혼자 벌어서는 가정 경제가 어려우니 맞벌이 부부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핵가족이란 새로운 말이 생겨났다. 이제는 3대나 4대가 함께 사는 세대를 보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 시대는 사람의 생각과 생활에서 변한다. 사람은 편리하고 효율을 선호한다. 분묘의 관리가 어려운 점이 화장으로 많이 옮겨가는 추세가 되고 있다. 그래도 추석맞이로 벌초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추석의 분위기를 느끼기도 한다. 시대에 따라 환경이 변해도 조상을 섬기는 우리의 전통문화는 그대로다. 귀성길 열차표가 매진이라는 소식이다. 추석 명절에는 국민의 대이동으로 교통이 혼잡하다, 그래도 고향을 찾는 일은 포기하지 않는다. 일가친척이 고향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묘를 찾아 예를 올린다. 고향을 찾아올 사람들은 덕담으로 추석 명절을 보낼 생각에 마음은 어쩌면 벌써 고향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추석 명절은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는 민족정신이기도 하다. 추석은 우리의 명절이다. 올해에도 모두가 즐거운 추석을 맞아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윤재석 수필가는
'대한문학' 수필 등단, 은빛수필문학회 회장,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회장
전북문인협회 감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상: 대한문학 작가상, 완산벌 문학상, 은빛수필 문학상, 진안 예술상. 대한민국지역사회공헌대상
저서: 삶은 기다림인가. 진안 미술사. 작은 둥지.
지면 : 2024-09-06 7면
http://sjbnews.com/826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