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강영희 - 2024년 09월 02일 16시29분
지방선거 앞두고 지구당 부활 논의 재점화
국민의힘 한동훈, 민주당 이재명 여야 대표 지구당 부활 공감지구당 운영 방향 초미 관심 속 여야 정치권 도당서 공천권 행사
조직 후원금은 지구당에 자율권 부여로 가닥, 김윤덕 의원 등 여야 정치권 22대 국회 법안 발의 봇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구당 부활 논의가 재점화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간 첫 회담에서 여야 모두의 공감대를 확인,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사실상 이번 지구당 부활 문제는 여야 대표가 유일하게 같은 목소리를 낸 현안으로 분류돼 운영 방향 등 각론 마련 과정에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구당은 2004년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폐지됐으나 22대 국회 들어 현행 정당 운영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이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사무총장으로 활동 중인 국회 김윤덕(더불어민주당 전주시갑) 의원이 지구당 부활을 골자로 ‘정당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으며 민주당 김영배,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관련 법을 제출한 상태다.
김 의원은 개정안에 당원의 권리·의무 강화, 지역당 설치, 정책연구소 분원 설치 등을 담았다.
지구당은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사무실을 두고 당원 관리와 함께 후원금을 받는 정당 지역 하부조직을 말한다.
1962년 정당법 제정 과정에서 생긴 지구당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을 맡지 못한 정치인들의 활동공간으로 주로 쓰여왔으나 이후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차떼기’ 불법 정치자금 수수 논란을 계기로 금권정치의 온상이라는 비판에 휩싸이면서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정치자금법·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로 결국 폐지됐다.
그러나 지방 소멸 위기 속 메머드급 선거구가 출연하고 지역위원회 운영에 한계가 따르는데다 원외 위원장들의 경우 후원회 자체를 둘 수 없어 운영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당원협의회가 정당조직에 속하지 않는 임의조직이기 때문에 사무소를 둘 수도, 시도당 허가 없이는 자체 교육이나 행사를 실시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야 지도부는 2008년과 2010년, 2015년 세차례에 걸쳐 지구당 부활에 합의했지만 법 개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국회 안팎에선 지구당 운영 방향과 관련해 현행대로 공천권한은 시도당이 갖고 조직 운영과 후원금은 지구당, 즉 지역당에서 맡는 형태로 법률안 개정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후원금 모금 등과 관련한 시민사회계의 부정적 목소리가 높은데다 과도한 정치 세력화를 견제할 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또 일각에선 기존 현역 국회의원에 더해 원외 지역위원장의 권한 강화가 정치 신인에게 더 큰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구당 부활을 정치 퇴행으로 보는 시각도 비등하다.
도내 한 국회의원은 “지역위원회, 즉 당협위원회가 운영난을 겪는 것에 대해 여야 모두 공통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며 “후원회 설치를 허용할 경우 기부 및 모금 한도를 명확히 하고 회계처리 및 보고절차 역시 법률로 명시해 수입과 지출의 투명성을 담보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서울 = 강영희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9-03 1면
http://sjbnews.com/826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