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안병철 - 2024년 08월 31일 14시17분
[기고] 호당 류명석 옹의 유고집 출판
구한말 나라가 기울러지자 과거시험을 포기하고 고창군 아산면 반암리 호암마을에서 초야에 묻혀 자신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고, 우리나라 전역의 유학자들과 교류하며 평생의 수심을 자연과의 화해를 통해 극복하면서 독학으로 터득한 글로써 우리의 전통 유도를 지키며 평생을 살으셨다.
심회가 있을때마다 자유롭게 글을 읊어 보석과 같은 한시 300여편을 남긴 시의 속에는 전통 선비로서 품을 수밖에 없었던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충정의 마음이 그의 시 전체를 밑받침하는 기반 정서가 되고 있다.
한 시골 유학자로서의 삶을 살아갔지만 초야에 닫혀 사는 사람이 아니라 활동 범위 안에서 매우 개방적이고 활발하고 빈번한 교우, 사승관계를 맺고 사셨던을 알 수 있다.
시속에는 나라를 걱정하는 우국의 정신, 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할 인재 양성 의지, 탈속적 유유자작의 선비적 풍류정신의 발현 등이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유고집 서문을 쓴 평택 임종수 교수는 공은 옳은 일 행하기를 중히 여기시고 빈말을 일삼지 아니 하셨으며 가난한 집안 형편을 감내하고 어버이 섬기는 도리를 다하시고, 옳고 그름에 밝았으나 좋아하고 싫어함에는 신중을 기하셨으며, 친소의 관계나 힘의 강약을 좇아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한편 고창향교에서는 1990년에 내린 호당 부부의 효자 효부 통고문인 새겨진 '호당유공명석 유인광산김씨 효열창덕비'가 호암마을 안 동구길 길가에 세워져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귀감이 되어주고 있다.
유고 집이 출판되기 까지는 옹의 장남 제두께서 흩어져 있는 유고들을 모우고 손자인 전.제주도 행정 부지사인 류덕상. 증 손자인 류연창(성심플러스내과 원장)과 류병래(충남대교수)가 자료를 정리하여 옥스퍼드대학교 초빙교수인 김익두가 옮겨 출판 되었다./고창 염영선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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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9-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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