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8월 26일 17시08분
‘28살 결혼, 30살 전 아이갖기’ 무너진 19세 꿈
전주 포르쉐 음주 사망사고 피의자 공판왜 술 마셨냐 질문에 “차가 망가져 속상해서”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미용실 다니며 5년 안에는 샵을 차릴 거고, 28살쯤에 결혼하고 싶어 했고, 30살 안에 아이를 낳고 싶어 했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를 이런 사고로 떠나보냈어요”
19세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음주운전 사고 피의자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진행됐다. 법정에서 피해자 가족들의 눈물겨운 증언이 이어졌으며 슬픔과 분노가 가득했다.
26일 오후 2시 전주지법 형사제4단독(부장판사 김미경) 심리로 50대 A씨에 대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B씨의 이모와 어머니는 B씨가 얼마나 대견한 가족이었는지를 언급하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모는 “가정형편으로 미술을 중간에 포기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 미용 자격증을 따 취업했다”며 B씨가 꿈꿨던 장래를 언급했다. 그는 “꿈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미래를 계획하며 올해 초 첫 적금을 들었는데 2번밖에 들이지 못했다”며 “우리 가족들은 평생 그리움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픔, 미안함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고 비통해했다.
B씨 어머니는 “아이는 성격이 좋고 밝았고 주위에 웃음을 주고 활기찼다”며 “이번 사고로 가족들은 말할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직도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아이가 탔던 차량만 보면 가슴이 아프고 숨을 쉴 수가 없다”면서 “피고인을 용서할 수 없고 합의와 공탁으로 감형될까봐 걱정된다”고 엄벌을 촉구했다.
A씨는 지난 6월 27일 0시 45분께 전주 호남제일문 사거리에서 술을 마신 채 포르쉐 차량을 운전하다 B씨가 운전하는 스파크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제한속도 50㎞ 도로를 시속 159㎞로 내달렸고 좌회전 중 추돌당한 스파크 차량은 도로 위로 내동댕이쳐졌다. 이 충격으로 B씨가 목숨을 잃었고 동승한 동갑내기 친구도 전치 20주 진단을 받아 현재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사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A씨가 즉시 병원에서 빠져나와 맥주를 추가로 마시며 ‘술타기’를 시도하며 공분을 샀다. 경찰이 확인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4%였으나 술타기로 인해 혈중알코올농도 0.036%로 기소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조사기록도 밝혀졌는데, A씨는 왜 추가로 술을 마셨느냐는 질문에 “차가 망가져 속상해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사는 “피고인은 자신의 죄를 숨기는 데만 급급했고, 자신의 과실로 상대 차량이 완파된 상태에서도 자신의 포르쉐 차량이 파손됐다는 사실만 걱정했다”며 “피고인은 단지 피해자 2명의 인생만을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의 인생을 망가뜨렸다”고 질책했다.
이어 “피고인의 행위 및 결과의 중대성, 반성하지 않는 태도,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법이 허용하는 최대 형량인 징역 7년 6개월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재판 선고는 오는 10월 16일로 예정되어 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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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8-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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