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8월 20일 15시41분
[지역의 재발견]다양성과 공존 –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그는 조류독감의 유행이 밀식 사육이라는 환경요인 뿐만 아니라 산란계나 육계로 형질변경 된 닭이 품종의 다양성을 잃고 단일화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겪은 코로나 또한 열대 지방에 서식하던 박쥐들이 기후변화와 온난화로 아열대로 변한 인간거주구역으로 이동하여 박쥐와 인간의 접촉이 많아졌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제라는 저출산 문제도 유전학이나 생태학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안전하고 풍요롭게 살기에는 이미 인류의 개체수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고, 후손이 번성할 수 없는 환경에서 생산을 하지 않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최재천 교수의 의견을 차용하여 전라북도에 대입해 보면 똑같은 결론이 나온다. 전라북도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가릴 것 없이 모든 분야에서 하나의 생태계로 엮여 다양성이 없다. 근친교배에 의해 열등 유전자와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것처럼 끼리끼리 문화에 젖어 내편 네편 가르기에 몰두한 결과 퇴행과 퇴보가 만연하다. 장기적인 계획이나 생산적인 논쟁이 없이 어떻게든지 욕만 먹지 않으려고 눈앞에 닦친 문제의 해결에만 급급하다. 공존을 통해 생태계의 건강한 균형을 추구하지 않고 나와 내 집단의 이익만 추구한 결과 공동체를 파괴한다.
민주당만 해도 그렇다. 민주당의 이념이나 강령, 당헌이나 당규 따위와는 무관하게, 이에 대해서는 동의는 물론 알 필요조차 없이 당선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뿐이다. 실제로 경상도의 국민의 힘 후보와 전라도의 민주당 후보의 차이점을 구분할 수 없다. 그러니 탈당과 복당을 밥 먹듯이 한다. 그럼에도 아무런 죄의식이나 유권자에 대한 부끄러움이 없다. 내가 당선되는 것만이 유일한 선이며 이익이기 때문이다. 이러니 선거를 치를수록 지역 사회의 민심은 분열되고 패거리는 많아질 뿐이다. 정운천 전 국회의원이 지지받고 조배숙 국민의 힘 국회의원이 자신의 길을 찾아 다행인 것도 전라도에서 보수우파를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을 진보좌파라고 부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건전한 자유주의자들의 집단이라도 되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벌써부터 2년 뒤에 있을 지방자치단체의 선거를 들먹이며 당원모집이 시작되었다. 민주당은 새로운 당원을 모집하기에 앞서 당원 교육과 정체성 확립에 집중해야 한다. 선거만 끝나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당원은 당의 주인이 아니라 당비 장사의 희생자일 따름이다. 또한 선출직 공무원의 공천에서 당에 대한 이해도와 적합도를 더 따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당내 경선은 무소속 후보를 출마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기만전술일 뿐이다. 정의당, 진보당, 조국혁신당 등도 이번 기회에 민주당과 다른 정책과 인물로써 승부를 걸어야 한다. 열악한 환경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본인들의 노력이 전라북도 생태환경을 다양하게 바꾸는 중요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전라북도는 노령화가 진행되어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고, 농촌 노동력이 부족해 이주한 다문화 가정이 5%가 넘는 다인종 사회가 되었다. 청년들이 학업과 직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 다양성과 공존의 지혜를 배우고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살길이다. /이진일 (미래혁신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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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8-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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