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8월 20일 15시27분
"지리산 산악열차 도입 포기하라"
환경단체, 소규모 환경평가 반려 환영전북도와 남원시 전면 백지화 촉구도
"관광 수익보다 생태보존이 더 중요"
/사진=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남원시가 십수년째 공들여온 지리산 산악열차 도입사업이 또다시 급제동 걸린 가운데 환경단체들이 그 포기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지리산지키기연석회의, 지리산산악열차반대남원대책위원회, 전북생명의숲, 생태교육센터숲터 대표자와 활동가들은 20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반달가슴곰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생물만도 40종이 넘게 서식하는 생태보고이자 후대에 물려줘야할 귀중한 자연유산”이라며 이 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지난 8일 전북환경청이 남원시가 제출한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용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한 것을 놓고 “당연한 조치이자 환경청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입증한 뜻깊은 결정이었다”며 환영했다.
또한 “관광수익에 눈 멀어 지리산을 훼손하려는 각종 기관에 대항해 지리산을 지키는 게 본연의 임무임을 앞으로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남원시를 향해선 “문제의 사업을 완전히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단체들은 “남원시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반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리산 산악열차 시범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 자체가 반생태적이고 비경제적이며 법적 규제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다 안전성조차 부족하다는 점을 수천번 지적했지만 요지부동”이라며 “더이상 산악열차 도입을 밀어붙여선 안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특히, “남원시는 이미 시민의 우려를 귀담아듣지 않고 함부로 모노레일 사업을 강행했다가 무려 600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부채로 떠안을 위기에 처해 있다”며 “지리산 산악열차는 그보다 몇배나 더 많은 사업비를 퍼부어야 하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북자치도를 향해서도 “도는 산악열차 기본계획 연구용역에 수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바 있는데 다시는 그런 잘못된 선택을 해선 안된다”며 “앞으로는 지리산을 훼손하는 사업이 아니라 지리산을 보존하는 데 앞장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북자치도와 남원시는 지리산 산악열차 사업에서 즉각 손을 떼야한다. 이것은 기후위기시대를 사는 시민들의 절박한 호소이자 주권자의 준엄한 경고”라며 “남원시가 계속 산악열차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시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우리는 지리산 산악열차 사업이 완전히 중단되는 그날까지 꿋꿋하게 싸울 것을 천명한다”고도 결의했다.
앞서 지리산 산악열차 도입구간은 당초 육모정~고기삼거리~고기댐~정령치에 이르는 총연장 13.2㎞ 가량이 제시됐지만, 반대론과 인허가 어려움 등에 밀려 1㎞에 한해 시범사업을 먼저 추진하는 쪽으로 급선회 했다.
한편, 지리산은 남원시의 산악열차 외에도 산청군과 구례군의 케이블카 도입사업, 구례군의 골프장 조성사업, 함양군과 하동군의 벽소령 도로 개설사업 등 다양한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찬반논란에 시끌시끌한 상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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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8-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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