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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8월 12일 14시43분

[아침발걸음]무신불립(無信不立), 반드시 국민으로부터 믿음을 얻어야

국가 지도자는 국민을 케어하기를 마치 작은 생선을 끓이듯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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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외모는 특이했다. 키는 2미터가 넘고, 발은 한 척(30.3㎝)이요, 머리는 짱구요, 이빨은 뻐드렁니였다. 그러나 공자의 외모에 대하여 그의 제자들은 대개 칭송 일색이다. 그들의 칭송은 이러하였다. 위엄이 있으나 사납지 않으셨다는 둥, 온화하시되 엄숙하셨다는 둥, 온후하고 넓어 보이지만 의연한 가운데 엄격한 점이 있었다는 둥. 공자의 인격이 자연스럽게 용모에 묻어난 것이리라.

공자는 교묘한 말과 아름다운 낯빛을 한 사람치곤 어진 사람이 드물다고 하였고, 선비로서 도(道)에 뜻을 두면서 남루한 옷과 맛없는 음식을 먹는 일은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과는 서로 더불어 의논할 만하지 못하다고 했다. 공자는 선비에게 고운 외모와 멋진 치장은 하잘것없는 것으로 보았다. 진정한 선비는 청빈(淸貧)을 즐길 줄 알아야 함을 말하고 있다. 선비는 도(道)에 뜻을 두어 그 마음이 오로지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백성들의 삶을 부유하게 영위하는 것을 자기 일로 삼을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하물며 국가의 지도자들은 더 이상 말할 나위도 없다.

자공이 스승님께 물었다. “나라에 식량(食糧)과 병기(兵器)와 신의(信義) 가운데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하고 물었다. 공자는 병기(兵器)를 버려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자공이 또 “식량과 신의, 둘 중에서 부득이하게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버려야 합니까?”하고 묻자, 공자는 식량을 버려야 한다고 대답하였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곧,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나라가 서지 못한다. 이 말씀은 공자의 덕치주의 정치 이념을 잘 표현하고 있다.

노자(老子)는 무위(無爲)의 정치를 내세웠다. 정치가 특별한 기교(技巧)가 없으면 백성이 순박해지고, 정치가 너무 자상하면 백성은 오히려 불만스러워한다고 말하였다. 노자는 국가의 통치를 작은 생선을 끓이는 것에 견주었다. 작은 생선을 넣어 국을 끓일 때 잘 익게 하려고 자꾸 생선을 뒤집으면 그 생선은 부서지거나 살이 떨어져 나가 모양도 나지 않고 맛도 없어져 버릴 것이라고 말하였다.

공자나 노자, 두 분 성인의 정치 이념은 다소 이상적이지만, 참으로 그 방향성은 옳다. 공자는 임금의 덕치(德治)가 백성의 신의(信義)를 얻게 된다고 말하고, 노자는 마치 물 흐르는 듯한 무기교(無技巧)의 통치를 역설하고 있다.

현대와 같이 복잡한 사회에서는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제도적 규범에 앞서 인간으로서의 도리나 윤리적 규범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인간적인 도리나 신뢰는 법적 규제 그 너머에 있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하다. 윤리와 도덕은 곧 성현의 가르침이기도 하고, 또 우리 전통사회의 윤리규범이다. 국가 집단을 이끄는 지도자와 남을 위해 일하는 봉사자는 모름지기 집단의 신뢰(信賴)를 중시하여야 한다. 국가 지도자와 사회 봉사자는 국민을 케어하기를 마치 작은 생선국 끓이듯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유종국 전 전북과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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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8-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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