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8월 08일 15시48분
[사설]지방대생 의무채용, 민간부문 채용개선이 우선
앞으로 비수도권 공공기관도 지방대학 출신 지원자를 우선 채용토록 하는 법안이 시행해 지방대 학생들의 취업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의무채용 비율 확대 같은 제도적 장치보다 지방대와 수도권 대학을 가리지 않는 능력 위주의 채용이 뿌리내리지 않는 한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불가피하다.
‘지방대학 및 지역 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 개정안이 오는 14일 시행된다. 개정안은 비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인력의 35%를 지방대학 졸업생을 의무채용하도록 하는 게 뼈대다. 이는 혁신도시 이전기관들도 중복 적용된다.
다만 혁신도시법은 공공기관 소재지에 있는 대학 졸업자로 제한하지만, 지방대 육성법은 비수도권에 있는 모든 대학 졸업생으로 확대한 것이 다르다.
즉, 전북에 있는 공공기관에서 전남이나 경북 등 타지방 대학 졸업자를 채용할 수 있고, 반대로 전북지역 대학 졸업자가 충북이나 강원 등 타지방에 있는 공공기관에 채용될 수도 있다는 거다. 비수도권 공공기관은 200여 개에 이른다.
민간은 물론 우선채용 대상 공공기관마저 취업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기대가 크다. 지방대생들의 공공기관 취업 기회가 확대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지만 지역 출신 수도권 대학 졸업생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있다. 똑같이 전북에서 나고 자랐더라도 지방대 졸업생은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대상에 포함되지만, 서울이나 경기 등 수도권에 있는 대학을 다닌 졸업생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지역 출신 인재들이 고향에 있는 공공기관에 취업해 되돌아올 수 있는 길을 되레 막아버린 셈이다.
더 근본적인 지방대 육성방안은 공공기관의 의무채용에 더해 민간기업의 채용 공정성을 확대하는 일이다.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 같은 게 확산하고 있지만, 능력에 앞서 출신대학을 우선하는 채용 관행으로는 백약이 무효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8-09 8면
http://sjbnews.com/824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