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8월 01일 15시14분
폭염경보 '심각'… 사람도 가축도 못견뎌
-온열질환자 60여명, 가축 4만여마리 폐사-고수온-해파리떼 극성에 수산업계 발동동
-상수원은 녹조, 양식장은 적조 우려 경계도
밤낮없는 폭염 특보가 열흘 이상 지속되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가하면 가축이 줄줄이 폐사하고 해파리떼가 극성 부리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일 문제의 폭염이 앞으로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민적 불편과 피해가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할 것을 정부부처와 전국 지자체에 긴급 지시했다.
앞서 정부는 전날 밤 폭염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전격 격상했다. 심각은 전체 4개 단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전국 40% 지역에서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날이 사흘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때 발령된다.
현재 열사병과 열탈진 등으로 쓰러져 전북지역 응급실로 후송된 온열질환자는 모두 64명에 달했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더위에 약한 닭과 돼지 등을 중심으로 축산업계 피해도 본격화 됐다. 이미 익산 A육계농장과 정읍 B양돈농장 등 도내 100곳 가량의 농장에서 모두 4만4,000여 마리에 달하는 가축이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바다에선 해파리떼가 기승 부리면서 수산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전북 앞바다는 지난 6월 초 발령된 보름달물해파리 주의 특보가 2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부안, 고창, 군산, 새만금 등에서 모두 900톤 가량을 잡아냈지만 여전히 우글대고 있다.
수산당국자는 “한때 주목받았던 황토 살포나 쥐치 방사 등의 경우 별다른 실효성이 없어 지자체마다 행정선과 어선을 동원해 그물이나 절단기로 일일이 잡아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고창 접경지인 전남은 전 해역에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 특보까지 확대 발령됐다. 덩달아 노무라입깃 북상과 함께 어장 훼손, 어구 파손, 해수욕객 쏘임사고 등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군산 윗동네인 충남 천수만은 고수온 주의보에 이어 적조 예비 특보까지 발령돼 야단났다.
수산과학원측은 “장맛비를 타고 육상에서 대량의 영양염이 바다로 유입된데 이어 장기화된 폭염 속에 수온이 27도 이상 높아지면서 유해성 적조 생물인 차토넬라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해역 또한 전역에 고수온 예비특보가 발령돼 양식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칫 적조로 이어진다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한 탓이다.
도내 최대 식수원인 진안 용담호와 임실 옥정호 등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집중호우에 이은 찜통 더위라 녹조가 퍼질 조건이 성숙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때 지역사회에 큰 논란을 일으킨 역대급 녹조 파동을 겪은 뒤끝이라 더더욱 그렇다.
현재 전북지방환경청과 수자원공사 등은 수질 측정과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북자치도 또한 이날 최병관 행정부지사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비상을 걸었다.
최 부지사는 “도와 시·군, 유관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폭염피해 예방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명 보호를 최우선시 할 것”이라며 “이통장과 자율방재단 등 재난도우미를 활용해 근로자, 고령 농업인, 취약계층 등에 대한 예찰과 건강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상청은 이번 폭염과 열대야는 주말까지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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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8-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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