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8월 01일 14시23분
[온누리]혁명의 나라의 혁명적인 올림픽 개막식
제33회 파리 올림픽은 1900년, 1924년에 이어 파리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하계올림픽이자 100년만에 파리에서 다시 열리는 대회다.
센강에서 열린 개막식은 열광적 환호와 친환경, 성평등을 내건 초유의 대형이벤트로 많은 논란과 논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격과 혁명, 그 자체였으며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메인 스타디움 밖에서 진행됐다.
또한 도시 전체를 무대로 활용한다는 발상의 전환과 각국의 선수단들이 배를 타고 입장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개막식을 이렇게 한다고, 파리라는 도시를 이렇게 활용한다고...’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10년전 아들과 함께 찾았던 파리의 모습을 떠올리며 개막식에 빠져 들었다. 매혹, 자유, 평등, 박애, 축제, 연대, 영원 등 12개의 장으로 구성된 개막식은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세계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이 오르세 미술관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어 작년 정읍시민뮤지컬단이 공연했으며 35개국에서 뮤지컬로 제작된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이 재현된다. 파리 곳곳의 문화유산과 함께 '모나리자'와 혁명의 장면을 묘사한 들라크루아의 명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지나간 후, 교수대로 끌려가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등장시킨다. 프랑스 역사의 논쟁적 인물인 마리앙투아네트를 다룬 뮤지컬에서 시민들은 “더는 참지 않아 이젠 보여줘야 해/ 더 강한 힘을 우리 모두의 힘을/ 더는 울지 않아 함께 일어나 싸워야 해”라고 외친다.
개막식 내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얼굴에 복면을 한 남자가 올림픽 성화를 들고 파리의 지붕 위를 뛰어 다니고 은빛 말을 타고 센강을 가로지르기도 하며 에펠탑에 이르러 성화를 지네딘 지단에게 넘겨주고 사라진다.
1900년 파리올림픽이 여성들이 최초로 참여했던 올림픽이었다면, 이번 올림픽은 남녀 동수가 참여한 올림픽이다. 기계적인 남녀 동수에 그치지 않고, 역사의 진보를 위해 활약한 여성들의 동상을 등장시켰다. 이 동상들은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도시 곳곳에 전시된다.
빅토르 위고는 1867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가이드북에 이런 문장을 남겼다.
”로마는 더 장엄하고, 트리어는 더 오래됐고, 베니스는 더 아름답고, 나폴리는 더 우아하고, 런던은 더 풍요롭다. 그런데 파리엔 무엇이 있는가? 혁명이다. 팔레르모에는 에트나산(山)이 있지만 파리에는 사상이 있고, 콘스탄티노플은 태양이 더 가깝지만 파리는 문명에 더 가깝고, 아테네는 파르테논을 지었지만 파리는 바스티유를 부수었다.”
/오승옥(마을활동가·관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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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8-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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