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7월 31일 17시06분
전공의 하반기 모집 마감일에도 ‘0명’
수련특례·권역제한 해제 등 회유책 마련에도 실패정부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지방의료 현장서는 갸우뚱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마감하는 31일에도 전북지역 수련병원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취재를 종합하면 전북대병원, 예수병원, 원광대병원 등 지역 주요 수련병원에 전공의 지원자는 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들어갔다. 전국적으로 7,645명을 모집하며 전북지역 모집 인원은 전북대병원 17명, 원광대병원 54명, 예수병원 5명이었다.
이번 모집을 앞두고 정부는 전공의들을 회유하고자 각종 방안을 마련했다. 사직 후 1년 이내에는 동일 과목‧연차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다른 권역에 지원할 수 있도록 지역응시 제한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같은 회유책에도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북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전공의 지원은 저조했으며 수도권 대형병원들도 한 자릿수 지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공의들 복귀가 요원한 가운데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운영을 전문의‧중증환자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전공의 수련 혁신, 중증‧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을 포함한 1차 의료개혁 방안을 8월 말에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지역 의료계는 정부 정책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의료계를 더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진다.
한 지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필요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단순히 숫자로만 계산해봤을 때 최대 근로시간은 전공의가 주 80시간이고 전문의가 주 40시간이다”며 “전공이 100명이 떠났다고 했을 때 그 자리를 채우려면 전문의 200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공백을 PA간호사 등으로 메꾸겠다고 하지만 절차상 문제가 남았고 더 많은 전문의가 필요한 건 확실해 보인다”며 “병원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또 다른 종합병원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지역의료 숨통을 끊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정책을 추진하지만 사실상 서울 중심 대형병원 정책이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크다”며 “전문의 인력과 재정 지원에서 서울 쏠림이 더 심화한다면 지역의료는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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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8-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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