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양정선 - 2024년 07월 31일 15시48분
대납설로 번진 취소위약금 논란…당의 지시가 공무?
취소위약금 대납 여부 놓고도 의견분분시민단체 “당에서 월급주냐” 공무 해석 물음표
전주시의회에서는 지난해 A의원의 국외공무출장 취소위약금을 놓고 의원들 사이에서 ‘사무국 대납 지불’ 논란이 일었다. 특정 의원이 연수 직전 동행을 취소하면서 발생한 위약금을 국민의 혈세인 의회 예산으로 지불하는 게 맞느냐는 문제였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행정감사까지 거론됐을 정도로 사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전주시의회에 따르면 A의원이 지난해 8월 국외공무연수를 취소하며 발생한 위약금 중 350만원이 의회에서 지출됐다. 이 금액은 ‘선진지 견학’이라는 명목으로 의원에게 매년 배정되는 혈세다.
전주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에는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경우 외에 부당하게 지출된 경비는 환수 조치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단순변심 등 개인사유로 연수를 취소해 발생한 위약금은 의원이 자비로 전액 부담해야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A의원이 국외공무연수를 취소하며 든 이유는 ‘당의 지시’였다. A의원은 “당시 잼버리 문제가 너무 심각해 당에서 가지마라까지는 아니었지만, 안 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여러 의견이 오가는 상황에서 좀 미루고 있다가 최종적으로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회사무국은 이 같은 사유를 행정안전부 지침에 의거해 ‘공무형평상 부득이한 경우’로 보고 위약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해석의 차이는 있겠지만 소속 정당의 요구도 일종의 공무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한 의원은 “의원은 독자적인 기관으로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한다”면서 “개인의 어떤 논리로 가지 않은 것까지 공무로 보기는 어렵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패널티금은 지불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당의 지시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새만금 잼버리 사태’로 공무의 영역 확대해 봐도 어폐가 있다. 새만금 잼버리는 지난해 8월11일 종료됐는데 A의원의 연수는 이로부터 17일 뒤 예정돼 있었다. 잼버리 사태 당시 전주시의회 공식 의정 활동은 새만금 현장의 전주시홍보관 운영 점검이었다. 그렇다고 이 활동에 A의원이 참여한 것도 아니다. 행사 주체가 전주시도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상 잼버리 사태로 시의원이 지역에 남아 할 일은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B의원은 “국외연수 일정은 미리 약속되어 있던 것이니 비판을 받더라도 가야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무국에서 A의원의 취소위약금을 지불한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고 한다.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한 의원은 “(대납에 대해)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았고 행정감사까지 진행하려던 사안이었다”면서 “지난 6월 지출 경비 환수규정을 담아 국외연수출장 규칙 일부를 개정했는데 그 배경에 있는 게 A의원의 사례다”고 했다.
공무의 개념에 대해 시민단체는 “시의원 고유의 의정활동”으로 한정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당에서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고 원칙적으로 당보다 우선인 것은 시의원으로서의 직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해석의 차이가 있어 위약금을 지원한 것까지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최소한의 자부담분 조차 지불하지 않는 게 올바른 공직자의 태도인지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양정선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8-01 6면
http://sjbnews.com/823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