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양정선 - 2024년 07월 31일 15시31분
“가지도 않았는데 돈까지 내라고?”…해외연수 취소 위약금 떼먹은 시의원
개인사유로 국외출장 취소… 위약금 안 물어내A의원 “위약금 몰랐다” vs 여행사 “직접 통화했다”
전주시의원이 개인사유로 국외공무출장을 취소해놓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위약금을 1년 가까이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의원은 “위약금 발생사실을 몰랐다”면서도 지급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시의회 A의원은 지난해 8월28일부터 9월6일까지 로스엔젤레스 등 미서부 연수를 신청했다가 출발 일주일 전 취소했다. 출장 경비는 1인당 540만원으로, 취소에 따른 위약금은 520만원이 나왔다. 전체 위약금 중 350만원은 의회사무국이 ‘의원국외여비’ 즉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으로 처리했지만, 나머지 자부담금 170만3,000원은 1년 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지불하지 않았다. 당시 연수를 주관했던 여행사 관계자는 “A의원에게 취소위약금 내용을 안내하자 ‘가지도 않는데 무슨 위약금을 내라고 하냐’며 못 낸다고 딱 잘라 말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의원의 취소통보로 항공료와 숙박비 등은 전부 날렸고, 취소하지 못한 현지 식사비용과 시설 입장권 등은 여행사 측이 자비로 처리해야 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2명이 출장을 취소했는데 다른 의원에게서는 자부담 취소위약금까지 전부 받았지만, A의원은 아직도 위약금을 내지 않고 있다”면서 “의회에서도 어떻게 할 수 없어 법적으로 처리해야 될 것 같다는 이야기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행 취소 시 위약금이 발생하는 것은 일반인들도 다 안다”며 “의원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무책임한 언행을 할 수도 있구나 생각하고 그냥 포기했다”고 말했다.
‘위약금 미납’ 논란에 대해 A의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위약금을 내지 않은 것이 아니라, 발생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A의원은 “국외연수출발 2주전에 가지 않겠다고 통보 했고 이에 따른 위약금은 (의회사무국으로부터)국외여비 내에서 처리가 된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이 지급해야할 취소위약금이 있다는 사실은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어 “(위약금과 관련해)여행사에 이야기 하라고 전달했는데 전화도 안 왔었다”면서 “나한테는 이야기 안 하고 뜬금없이 안 냈다고 하니 웃긴 거다. 내가 의원이니까, 일반인이면 그렇게 막 하겠냐”고 호소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위약금을 지불할 생각은 있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여행사와 이야기 해보겠다”는 말만 남겼다.
이에 의회 측은 “문서가 없어 기억에 의존하는 상황이지만 출발 일주일 전 최종적으로 취소됐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위약금 발생 부분에 대해서는 “자부담금 같은 경우는 의원 개인이 직접 여행사와 소통하는 부분이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의회의 공식 입장과 의원의 항변이 완전히 다른 부분이다.
여행사 관계자도 “정확히 지난해 8월22일을 기준으로 위약금 내역을 정산해 통보했고, A의원과도 이 문제로 분명히 통화했다”고 강조했다.
의원 측의 지급 거부로 여행사는 의회에 도움을 청했다고 했다. 그때마다 돌아온 답변은 ‘기다려 달라는 것’이었다. 이 관계자는 “의회에서 분납형태로라도 납부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 다른 의원의 경우 그렇게(분납) 납부를 했는데 (A의원은) 이를 몰랐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인원도 적고 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워 다른 곳은 입찰도 안 하는 일정이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너무 힘든 상황에서 돈 몇 푼 벌어보겠다고 한 일인데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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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8-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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