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7월 30일 17시06분
‘교권보호 신고했다 아동학대범 될라’ 불안 떠는 교사들
전북서 교권침해 잇따라...고소 걱정에 신고 망설여교사노조 “교권침해 방지대책 태부족”
교권침해를 당해도 아동학대범으로 몰릴까 두려워 신고를 주저하는 교사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전북교육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전북 지역 교권침해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108건, 2022년 111건, 지난해 251건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모욕·명예훼손이 254건(53.4%)으로 가장 많았고 생활지도 불응·의도적 교육활동 방해 63건(13.2%), 교육활동 반복적·부당 간섭 26건(5.5%) 등이었다.
지난해 특히 교권침해 신고가 증가했으나 교권침해를 알리지 않는 경우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북교사노동조합 주장에 따르면 전주 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학부모 A씨는 지난해와 올해 4차례 담임교사 등을 상대로 아동학대 신고와 협박을 일삼았다.
지난해 2학년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고 3학년 옆 반 교사를 아동학대 고소했다. 2학년 담임교사는 신고를 면하고자 A씨에게 사과했고, 옆 반 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없음으로 입건 전 종결됐다.
올해는 지난 12일 1학년 당시 담임교사에 대해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해달라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4학년 현재 담임교사에 대해서는 ‘경찰서에서 보자’, ‘아동학대 신고하겠다’ 등 협박 문자를 보내고 있다.
현 담임교사는 최근까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교사노조 관계자는 “아동학대로 신고당할까 두려워 교권침해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신고를 당할 경우 교사는 혐의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경찰, 교육청 등 여러 기관에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이 나오게 되더라도 피소의 두려움을 안고 위축된 채 교직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교권침해 신고를 해도 보호자에 대한 조치가 경미한 것 또한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교원지위법은 교육활동 침해 보호자에 대해 사과 및 재발 방지 서약,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등으로 조치토록 했다.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의 경우 미이행 시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명시됐으나 근본적 방지대책으로는 태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교사노조 관계자는 “학부모의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교권 침해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고 강력한 보호자에 대한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근절되지 않으면 현장 교사들은 아동학대범으로 낙인찍힌다는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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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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