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7월 25일 14시16분
[전북의 창]전북관광, ‘웰컴(welcome)’ 이어간다
세계 유명 관광도시 주민들은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과잉관광)으로 정주권을 침해받자 이 같은 문구를 쓴 피켓들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웰컴(welcome)’을 외치고 있는 우리로서는 부럽기만 하다. 우리는 오버투어리즘 때문에 고통 받기 전에 ‘웰컴’을 이어갈 수 있는 전북관광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오버투어리즘은 ‘지나친(Over)’이라는 의미와 ‘관광(tourism)’의 합성어로, 관광지 및 관광자원의 수용 능력을 뛰어넘는 관광객이 몰려들어 주민들의 정주권 침해나 교통문제, 자연환경 훼손 등 부정적 현상을 나타낸 단어다.
지구촌 가족은 2019~2022년까지 로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자국 내 갇혀 살아야 했다. 지난해부터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자 마치 ‘보복 관광’이라 칭할 만큼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탈리아 ‘베니스’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유명 관광도시 지역 거주민들의 반(反)관광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과 서울 북촌, 감천 문화마을, 제주 우도 등 우리나라 전국 단위의 유명한 관광지에서도 지역 거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마찰은 종종 발생하고 있다.
1990년 이후 관광산업을 고부가가치산업의 ‘굴뚝 없는 공장’으로 인식하고 국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관광산업 육성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양적 성장에 대한 관심에 몰입했다. 이면의 부작용에 대한 고려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오버투어리즘은 지역 거주민 삶의 질 저하, 지역사회․문화․역사․자연자원의 파괴를 초래해 관광자원 매력 상실과 도시 이미지 저하로 인해 관광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예상치 못했던 불편과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정들었던 가게와 식당은 주민 편의와는 무관하게 넘쳐나는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한 거리음식점, 기념품가게, 면세점 등으로 바뀐다.
또, 임대 자영업자는 치솟는 집값과 임대료 등을 버티지 못하고 쫓겨나는 등 오버투어리즘의 재물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도로 및 주차 가용능력을 웃도는 관광객들의 차량으로 교통 혼잡에 시달리고, 소음·쓰레기와의 전쟁까지 치루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일부 국가와 도시에서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지역과 주민의 삶이 훼손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1일 관광객 수를 제한하기도 하고,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하는 숙박객들에게 관광세를 걷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당일치기 관광객에게도 관광세를 부과하려는 안에 대해 반대 논란이 제기되는 것처럼 과잉 대응이 또 다른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역에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이 오버투어리즘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
여행 트렌트 변화에 따라 관광객 증가가 예상되는 곳은 수요를 억제할 것이 아니라 관광 인프라를 확대하고 수요를 분산하는 등 능동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관광 인프라를 사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 즉 그 수익이 지역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국악의 본고장인 전북에서는 매우 수준 높은 국악 공연을 매주 무료 또는 낮은 공연료를 책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공연 문화의 발전과 나아가 관광산업과 연계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모든 공연의 유로화’ 정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작은 관광수익 중 일부라도 관광 인프라 개선에 투자하게 하는 것이 오버투어리즘의 문제해결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전북은 ‘고홈(go home)’보다는 ‘웰컴(welcome)’이 더 중요하고 급하다. 관광객과 주민 간의 마찰이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과 자치조직, 지역주민 간 거버넌스를 통해 관광객의 증가로 인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입체적 준비와 발생한 문제에 대해선 능동적인 해결과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천선미 (前 전북특자도 인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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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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