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양정선 - 2024년 07월 24일 13시54분
폭염 영향예보로 슬기로운 여름 생활
여름이면 찾아오는 또 하나의 공포가 있다. 그것은 바로 폭염이다. 우리나라는 보통 장마가 끝난 후 무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는 7월 하순에서 8월 중순 사이에 기온이 가장 높다. 그중 7월 22일은 절기상 대서(大暑)로, 1년 중 가장 더위가 심해 ‘염소뿔도 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폭염은 열사병, 열경련 등과 같은 온열질환을 일으키고,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인명피해를 발생시킨다. 태풍이나 호우처럼 요란스럽지도 풍랑이나 황사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에게는 사망의 원인이 될 만큼 인체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에, 폭염은 ‘소리 없는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극한 폭염을 겪었던 지난 2018년, 그해 온열질환 사망자는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48명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는 각각 31.5일, 17.7일로 관측 이래 1위를 기록했으며, 전북자치도의 낮 최고기온도 전주가 38.9도, 고창과 군산이 37.8도와 37.1도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주목할 것은 비단 그 해뿐만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기온 상승은 현재 진행형으로, 전북자치도의 경우 1973년 관측 이래 여름철 평균기온이 10년마다 0.2도씩 상승하고, 폭염일수도 10년마다 0.9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전 지역에서 폭염경보가 10일간 이어지며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됨에 따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서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되었고, 이에 국가 수준의 예방과 대응 정책이 추진되는 점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기상청에서는 국민이 안전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폭염 영향예보를 제공하고 있다. 폭염 영향예보는 일최고체감온도가 31도 이상의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경우 발표되는데, 같은 기온에서도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폭염의 위험 수준을 고려해 발표하고 있다. 폭염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보건, 산업, 축산업, 농업, 수산양식, 교통·화재 등 각 분야에 대한 위험 수준을 관심 `파랑', 주의 `노랑', 경고 `주황', 위험 `빨강'의 4단계로 나타내, 위험 정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분야별 구체적인 대응 요령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폭염 피해에 대비할 수 있다.
폭염 영향예보는 폭염이 예상되는 경우 전일 오전 11시 30분에 발표된다. 기상청 날씨누리, 날씨알리미 앱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각종 SNS와 방송 자막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특히 날씨알리미 앱을 이용하면 현재 내가 위치한 지역이나 관심 지역으로 설정한 지역에 발표된 폭염 정보를 알림으로 받아 볼 수 있어,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폭염 영향예보가 발표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외출과 야외활동을 삼가고, 하루 중 가장 더운 오후 시간대에는 가급적 실내에서 활동해야 한다. 야외활동 시에는 물을 충분히 자주 섭취하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며, 활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불어, 폭염에 취약한 어르신과 어린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관심을 두고 살펴야 한다.
장마 끝에 찾아올 무더위에도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3대 수칙인 `물', `그늘', `휴식'을 꼭 기억하고 폭염 영향예보 정보를 자주 확인하여,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길 기대한다. /장동언(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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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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