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7월 22일 07시57분
완주 김양성 묘비와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 추사와 창암의 합작품으로 매우 중요한 금석문
완주문화원,학술세미나‘창암과 추사, 완주에서 만나다-조선후기 명필 이삼만.김정희와 교유 조명’
이번 행사는 김양성 묘비와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는 추사 김정희와 창암 이삼만의 합작 작품으로 매우 중요한 금석문으로 평가된데 따른 행사다.
발표1은 ‘창암 이삼만의 서예 세계와 특징’(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 발표2는 ‘추사 김정희와 전북’(박철상 한국문헌연구소장), 발표3은 ‘창암 이삼만과 추사 김정희의 합작 금석문 고찰’(김진돈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재 위원)이었다.
사회는 서예가 서홍식 한국서도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장이 맡았으며, 질의 응답 순서도 있었다.
완주군 소재 ‘동지중추부사 김양성 묘비’와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는 조선 후기 3대 명필로 알려진 서울의 추사(秋史) 김정희(1786~1856), 평양의 눌인(訥人) 조광진(1772~1840), 창암(蒼巖) 이삼만(1770~1847) 중 추사와 창암 두 명필의 합작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두 묘비의 전면은 추사선생이 예서로, 후면은 창암선생이 해서로 썼다.
조선 후기 완주 위봉산성 대장인 위봉진별장과 경희궁위장, 전주 남고산성 대장인 남고진별장을 지낸 무신 출신인 김양성의 묘비는 후손에 의해 1835년(헌종 1)에 세워졌다.
비의 전면에는 ‘동지중추부사 김공 양성지묘 정부인 수원백씨 부좌(同知中樞府事金公養誠之墓 貞夫人水原白氏祔左)’라고 새겨져 있으며 뒷면과 옆면에는 김양성의 가계와 행장이 새겨져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부군의 휘는 양성이요, 자는 백승이니 본관은 도강이다. ... 부군은 영묘 갑술년(1754, 영조 30) 오월 십칠일생으로 기해년(1779, 정조3)에 은혜를 입어 위봉진별장의 벼슬을 받았으며, 임신년(1812, 순조 12)에 당상관의 직에 올라 가선대부행경희궁위장이 되었으니 부군의 높은 지위 덕택에 삼대가 증직을 받았다. 병자년(1816, 순조 16)에 또 남고진별장의 벼슬을 받았으니 기개와 도량이 범상치 아니하고 신체가 출중했다. 효도와 우애로 가업을 이었고 무예로 선조의 업을 계승했으며 몸가짐이 근검하고 일 처리를 분명히 하여 오복을 두루 갖추었다. 만년에 더욱 강녕하여 향년 칠십구세에 질병으로 집에서 별세하니 순조 32년인 임진년(1832) 시월 초칠일이다. 숭정기원후사을미(1835, 헌종 1) 월 일 아들 항률은 삼가 짓고 통정대부 규장각대교 경주 김정희는 예서로 쓰고 완산 이삼만은 글씨를 씀”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1833년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는 광산김씨 묘비 전면의 ‘貞夫人光山金氏之墓’는 추사가 예서로 썼고, 후면의 글씨는 창암이 해서(楷書)로 썼다.
후면 비문의 말미에 글씨를 쓴 김정희, 이삼만 이름이 새겨졌다. 비신(碑身)은 석질이 우수한 오석이며, 170년이 지났지만 서체 등이 완벽한 원형을 갖추고 있다.
창암의 글씨로 쓰여진 후면 비문은 정부인 광산김씨의 가계와 부군 전주최씨 문충공의 후손 창익의 행적 등을 담고 있다.
창암은 전북 서예의 자긍심이자 뿌리가 되는 인물이다. 평생 관직에 나가지 않고 줄곧 지역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생활했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조선의 마지막 자락에서 붓 한 자루로 사대부가 아니라 인간 ‘이삼만’으로서 자신의 삶을 시대와 정면 대결해낸 사람이다.
이삼만은 자신만의 필법인 구름 가듯 물 흐르듯 막힘이 없고 자연스러운 행운유수체로 이름을 떨쳤으며, 중국의 서법을 배제하고 동국진체를 완성해 냈다는 평가받고 있다.
김진돈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재위원은 “김양성 묘비와 정부인 광산김씨 묘비는 추사와 창암의 합작 작품으로 매우 중요한 금석문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안성근 완주문화원 원장은 "창암선생은 속세에 편승하지 않고 오로지 붓 한 자루에 몸을 의탁해 이름을 후세에 남긴 사람으로,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문인 문객들과 교유했고 많은 제자들을 훈육했다"면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작품과 편액, 금석문 등이 발견되고 있어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특히 추사 김정희 선생과 함께 쓴 비석이 우리 고장 용진읍 녹동마을과 봉동읍 은하리에 있어 연구 가치가 매우 크다고 사료된다"고 했다.
유희태 완주군수와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은 "조선 후기 서예가를 떠올렸을 때 창암 이삼만 선생이 떠오른다. 완주에 추사 김정희와 함께 뜻 깊은 작품을 남겨 군민들이 자부심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면서 "이번 학술세미나가 완주의 문화적 가치를 다시금 알게 되는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완주문화원, 완주군, 완주군의회가 주최, 주관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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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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