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7월 17일 16시37분
짓지도 철거도 못하는 '도심 속 흉물'…장기방치 건축물 40% 공사재개
-도내 첫 정비계획 수립, 정비대상 15건-관광시설 6건 지자체 주도로 완공 지원
-이해관계 첨예한 아파트는 안전조치만
■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412회 임시회
이런저런 문제로 짓다만 채 수십년간 흉물로 방치돼온 도내 아파트와 숙박시설 등 장기방치 건축물 40% 가량이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17일 전북자치도의회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의 ‘전북자치도 공사중단 건축물 정비계획안(2024~26년)’이 제412회 임시회에 제출됐다.
지난 2014년 시행된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에 관한 특별법을 근거로 한 도내 첫 정비계획이다. 전북자치도는 그 첫 정비대상으로 모두 15건을 꼽았다.
이 가운데 6건(40%)은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 직·간접적인 지원을 예고했다.
관할 시·군청이 직접 매입한 뒤 공공용도로 전환해 건설하는 공공주도 방식의 정비, 또는 건축주가 자력으로 공사를 재개하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공공지원 방식으로 정비하겠다는 안이다.
대표적인 사례론 1998년 말 자금난에 몰려 공사가 중단된 남원 춘향테마파크 인근 대형 숙박시설이 꼽혔다. 남원시는 이 건축물을 사들여 달빛정원 조성사업용 방문자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무주 적상면 적상산자락에 짓다만 관광농원의 경우 무주군이 사들여 공공용도로 바꿔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잡았다. 1994년 말 부도 후 30년간 방치된 건축물로 현재 무주군은 그 사업성을 검토중이다.
부안 변산면 상록해수욕장 인근, 남원 주천면 지리산 유스캠프 옆에 각각 건설하다 중단된 대형 숙박시설 또한 공공지원 아래 공사를 자력으로 재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각각 30년 안팎씩 방치된 두 건축물은 공정률이 높고 구조물 상태 또한 양호하다고 판단돼 관할 시·군청을 중심으로 공사비 보조나 융자, 분쟁조정 등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완주 봉동읍 테크노밸리산단과 부안 진서면 왕포항 인근에 각각 방치된 중대형 판매시설과 근린생활시설 등 또다른 건축물 3건도 동일한 공공지원 방식의 공사재개 방안이 제시됐다.
반대로 이렇다할 해결책을 찾지못해 안전조치 명령만 예고된 사례도 적지않은 실정이다. 이런 사례는 대부분 아파트와 연립주택 등 공동 주거시설이란 공통점을 지녔다.
정읍시청 제2청사와 김제 시민운동장 인근에 각각 방치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50~60% 안팎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두 아파트 단지는 부도, 또는 자금난에 20년 안팎씩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착공하자마자 부도를 맞은 완주 고산면 소재지 아파트 단지, 공정률 40%를 기록한 채 자금난에 봉착해 멈춰선 장수 장계면 소재지 아파트 건설사업 현장 또한 마찬가지다.
도 관계자는 “주거시설의 경우 대부분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고 첨예한 탓에 계속 짓지도 못하고 강제 철거도 곤란한 탓에 안전조치 명령 대상으로 분류됐다”며 “해당 건축물들은 조만간 범죄나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안전펜스나 안내판 설치 등과 같은 최소한의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할 명령이 내려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계획안은 오는 19일 도의회 경제산업건설위 의견청취 등을 거쳐 25일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다.
전북자치도는 이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곧바로 8월중 건축위원회를 열어 정비계획안을 최종 확정짓고 9월중 그 고시와 함께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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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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