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7월 17일 15시30분
[온누리]폭우가 남긴 과제
그동안 우리 전라북도 서북쪽 지역은 자연재해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장마철 폭우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큰 피해를 보았다. 국가와 지자체는 비상이 걸렸다. 국가에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고 전라북도도 나서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사태와 피해 파악에 주력하며 지원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더불어 과학적 근거를 갖춘 기상청 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집중 호우로 인한 대책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기업이나 구호단체에서 긴급구호 물품과 도움의 손길도 답지하고 있다. 대피소에 생수와 빵 등 식음료를 제공하고 복구 인력을 동원하는 등 구호 활동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선제적 지원은 피해 지역민들에게 큰 의지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제방 붕괴나 농작물 침수, 시설물 파괴 등 단기적 지원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며 ‘자연재해’라는 예측 불가의 사태는 그 규모와 심각성에 경각심을 불러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고 있다. 지구 온난화처럼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기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폭염, 폭우, 한파 등 이상 기후를 유발하고 피해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보고되고 집계되는 이상 기후의 피해는 심각을 넘어 공포의 수준에 이르렀다. 농지의 피해뿐 아니라 막대한 인명 피해까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기후에 의존하여 농사를 짓는 농민은 기후변화의 현장에 고스란히 맨몸으로 노출되어 있다. 농민은 고정 수입이 없이 오로지 농작물의 수확에 소득을 기대야 한다. 수개월 혹은 일 년, 수년에 걸쳐 작물을 재배하고 유통 판매하여 얻은 수익이 농민의 생계 수단의 전부이다. 그럼에도 자연재해나 기상 이변을 피해갈 길이 없다. 폭우에 대한 대비는 수로를 정비하는 것, 제방을 쌓는 것 외 다른 방법이 묘연하다. 폭염이나 긴 가뭄의 대책으로도 저수지나 지하수에 의존하는 길밖에 없다. 실내가 아닌 자연환경에서 재배해야 하는 작물의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므로 폭우에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고 가뭄에 자신의 갈증보다 작물의 목마름에 애를 태운다. 이러한 농가의 간절함과 절실함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기상 이변으로 부담이 가중될 거라고 예상되니 답답할 뿐이다.
분명, 이 긴 장마는 우리에게 큰 피해를 남기고 끝이 날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반복되고 내후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다. 그 강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 우선 이번 폭우에 피해를 입은 농가의 지원을 아낌없이 해주고 농작물의 보상도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 다음, 장기적 안목과 거시적 관점에서 농사와 농민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주어야 한다. 농업은 우리의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근본이다. 그들이 어떠한 기후 조건에도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그들의 억장 무너지는 소리가 해마다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김태준(농업회사법인 케어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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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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