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7월 16일 15시15분
[지역의 재발견]새만금에 서남해상풍력의 전기를 공급하라
우리가 아무리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해도 인간의 역사를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없듯이, 현대사회에서 전기가 없는 일상생활은 상상할 수 없다. 더욱이 인공지능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은 전기의 사용량을 더욱 늘리고 있다. 이제 에너지를 지배한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그러나 에너지의 획득을 위한 무분별한 석탄, 석유, 천연가스의 채굴 및 오남용과 이에 뒤따르는 과다한 탄소 배출은 지구에 온난화를 일으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를 불러왔다.
인간은 실존적 위기 앞에서만 성찰한다. 석탄, 석유, 원자력 발전이 가져온 탄소 배출과 방사는 오염에 무기력해진 각국 정부는 태양광, 풍력, 지열, 조력 발전을 이용한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보급에 노력하고,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자신이 만드는 제품에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고 약속하는 RE100 선언을 스스로 하게 만들었다. 이제 전기는 탄소에너지로 만든 전기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로 나뉘어야 한다. 똑같은 전기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는 서울공화국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방식민지로 나뉘어 있다. 지방정부는 식량, 자원, 노동력을 공급하는 생산기지이고 중앙정부가 내려주는 교부금이나 탐하는 기생충이 되었다. 그나마 이젠 노령화와 출생자 수 감소로 소멸 위기에 몰려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전력도 지방에서 생산되고 서울에서 소비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원자력, 천연가스, 석탄발전소들은 서남해안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생산된 전기는 전력망을 통해 서울로 올라간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분산에너지법의 시행에 대비하여 만든 ‘븐산에너지 활성화 방안 연구’에 보면 서울의 에너지 자급률은 9%이고, 부산, 인천, 충남의 자급률은 200%가 넘는다. 서울공화국 시민들의 풍요로운 삶과 무한한 소비를 위해 지방식민지들은 오염된 공기와 방사능 누출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요즘 완주군민들이 들끓고 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고창 앞바다(행정구역상 부안)에 설치한 서남해안 해상풍력과 전남 신안 해상풍력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하여 추진 중인 ‘345KV 신정읍-신계룡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따라 송전선로가 완주군 구이, 상관, 소양, 동상, 고산, 운주 등을 통과할 것이라 알려졌기 때문이다. 완주군민들이 더욱 분노하는 것은 이 계획이 지난해 말에 확정되었음에도 주민들에게는 총선이 끝난 뒤 통보되어 이를 쟁점화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주, 완주 통합을 원한다고 하면서 완주군민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지는 전주 시민이 없고, 선로가 지나는 고창, 정읍, 김제 주민들의 동정을 보도하는 지역 언론 하나가 없는 실정이다.
도내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는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소비되어야 한다. 이것이 이번에 발효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맞는 취지이다, 김관영 지사의 최대 업적이라는 새만금 이차전지 산업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도 재생에너지의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서남해안 해상풍력에서 생산된 전기는 새만금 산단에 먼저 공급되어야 한다. 용인에 건설하는 삼성반도체 클러스터도 재생에너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제 삼성이 전북에 공장을 짓도록 땅을 달라고 빌어야 한다. 한국전력의 계획에 도민들이 반대해야 하는 이유이다. 항상 뒷북 치는 이야기지만 예상대로 이 문제를 담당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약칭 산자위)라는 긴 이름을 가진 위원회에는 도내에 지역구를 가진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 모든 도민과 지역 언론, 정치권이 눈을 부릅떠야 한다. 더불어 새만금의 수질 확보와 재생에너지의 공급을 위해서도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과제이다.
/이진일 (전북미래혁신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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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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